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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한화 리빌딩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소문으로만 돌았던 게 현실화됐다. 한화 한대화 감독이 자진사퇴했다. 사실상의 경질이다. 이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차기 감독 인선과 리빌딩이다. 한화가 한대화 감독을 그만두게 한 건 결국 성적부진과 함께 리빌딩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봐야 한다. 어차피 현재 한화 실정에 누가 부임하더라도 4강 전력이 아니라는 게 드러났다. 결국 차기 감독 인선의 기준은 리빌딩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갖고 있느냐에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한 감독 경질로 구단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한화는 그동안 변변한 2군 전용구장 하나 없다가 최근 서산에 2군 전용 연습경기장을 건립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선수관리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난 21일 신인지명회의에서 모처럼 10명의 신인을 선발했지만, 한화는 그동안 신인 선발에도 인색했고, 송광민을 시즌 중에 군입대시키는 등 선수들의 군 복무 관리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화는 지난 2010 시즌을 앞두고 한대화 감독을 영입했을 뿐, 사실상 리빌딩을 옳게 진행하지 못했다. 경험이 적은 선수들을 적극 중용했으나 2% 부족한 기량을 선보인 뒤 다시 기량을 끌어올릴 방안을 찾지 못했다. 풍부한 인재풀을 바탕으로 경쟁을 유도해야 했지만, 한화의 내부경쟁은 지지부진했다. 이런 일이 계속되면서 연차는 제법 쌓였지만,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어중간한 입지의 선수가 늘어나는 결과만 낳았다. 그 결과 성적, 리빌딩 모두 놓쳤다.
일단 한화는 한용덕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잔여 경기를 마무리 한다. 하지만, 한 대행은 대행이고 28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자기색깔을 낼 수 있는 입장이 되지 않는다. 결국 한화의 리빌딩 계획은 올 시즌이 완전히 종료된 뒤 원점에서 재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리빌딩에 대한 뚜렷한 철학을 갖고 있고 실제 리빌딩에 성공해본 감독이 자연스럽게 차기 감독 물망에 오를 것이다. 물론 한화 구단도 지난 3년간의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시작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한화는 전설의 선수들이 많았다. 지금도 통산 다승랭킹 1,2위를 달리는 210승의 송진우 투수코치와 161승의 정민철 투수코치가 투수 파트를 맡고 있고, 연습생 신화를 써낸 장종훈 타격코치는 소프트뱅크에서 연수 중이고 머지 않아 한화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그 외에도 수비에 능통했던 김민재 코치 등 알토란 같은 선수가 한화에서 명예롭게 유니폼을 벗었다. 구단의 리빌딩 계획이 제대로 잡히고 차기 감독과 착실한 의사소통만 된다면 이런 레전드들이 선생님으로 있는 한화가 다시 일어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화는 이제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 한 감독이 물러나면서 구단도 쇄신 작업이 불가피하게 됐다. 위기가 기회다. 한화의 리빌딩, 이미 한참 늦었지만 늦었다고 후회할 때가 바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적기다.
[한화 벤치(위), 한대화 전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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