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끝없는 소문의 마지막은 결국 비극이었다.
한화 이글스 한대화 감독이 유니폼을 벗었다. 이번이 계약 마지막 시즌이었던 한 감독은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시즌 중에 물러나게 된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좌절된 현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시즌 중에 사령탑을 바꾸는 것은 한 시즌을 준비해온 팀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수도 있는 중대 사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장을 교체하는 것은 팀에 충격을 주어서라도 현 상황을 나은 방향으로 풀어나가려는 시도다.
결국 이번 일로 한화가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충격요법'효과다. 가장 극적인 성공사례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오랜 기간 동안 가을야구를 하지 못하고 있는 LG 트윈스가 만들어냈다. 2001 시즌 도중 이광은 감독의 자리를 대신한 김성근 감독대행은 잔여 시즌을 49승 42패로 마쳤고, 이듬해 정식 감독이 되어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김 감독은 아직까지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마지막 감독으로 남아있다.
메이저리그에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있다. 2004 시즌 도중 팀을 5할 승률(44승 44패)로 유지하던 지미 윌리엄스를 경질하고 필 가너를 사령탑에 앉혔다. 가너는 카를로스 벨트란 등을 앞세워 48승 26패로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고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시즌 중 감독을 경질한 팀으로는 역대 15번째 플레이오프 진출이었다. 가너는 이듬해에 구단 사상 최초 내셔널리그 우승을 일궈낸 감독이 됐다.
한화가 바라는 것도 2001~2002년의 LG나 2004~2005년의 휴스턴의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시즌 중 감독을 갈아치우는 팀에게 모두 이런 행운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단기적인 처방이 실패하면 장기적으로는 독이 될 수 있다.
불행하게도 성공사례보다는 실패한 역사가 많다. '믿음의 팀'답게 한화는 감독이 임기 도중 하차하는 일이 적은 편이었지만,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 팀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
[한대화 前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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