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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현재 가요계는 그야말로 신인 아이돌 그룹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고 있다. 2012년 초부터 현재까지 30여 개의 이상의 아이돌 그룹들이 쏟아졌다. 특히 이 중 20개에 육박하는 신생 걸그룹들이 앞다퉈 데뷔하면서 일명 '걸그룹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은 2012년만 해도 대형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중·소형 기획사들도 걸그룹을 제작, 데뷔할 기회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가 정치적으 로 크게 혼란스러웠으며, 때문에 진 시황제의 통일 집권이 촉구됐던 만큼 지금 걸그룹으로 과부화된 가요계에는 대책이 필요하다. 먼저 걸그룹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계속해서 걸그룹이 제작되는 이유는 뭘까.
이와 관련 한 가요 관계자는 '안정성'을 꼽았다. 이 관계자는 "보이그룹에 비해 걸그룹은 멤버 구색을 맞추기도 쉽고 '섹시' '큐트' '카리스마' 등 콘셉트도 다양해서 상대적으로 제작이 쉽다"며 "싱글이나 미니앨범으로 먼저 대중의 반응을 파악하고 해당 콘셉트를 좀 더 밀어부치기도 하고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가요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에서 여실히 드러난 '걸그룹 춘추천국시대'의 문제점은 그룹 고유의 콘셉트와 음악색깔이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실험적'인 걸그룹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물을 흐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향점도, 철학도 없이 소위 '한번 해보는' 식으로 양산되고 있는 걸그룹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적지 않은 수의 걸그룹들이 그저 스타덤에 오르고 많은 돈을 목적으로 너도 나도 데뷔를 하고 있다. 그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나 무대를 향한 철학은 대박을 친 다른 걸그룹의 것이거나 그 카피본이다.
신인 걸그룹의 데뷔 기사에 "누가 누군지 모르겠네, 다 똑같아 보인다" "도대체 비슷한 애들이 왜 자꾸 데뷔하는거야?" "내 눈에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등의 반응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데뷔를 앞둔 한 신인가수의 제작자는 "회사 기반이 잡히지 못해 탄탄하지 못한 상황에서 데뷔무대 한 번 잡기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며 "일단 수 없이 쏟아지는 아이돌 그룹들이 이미 대기번호를 잡고 있을 뿐더러 방송 관계자들도 솔로가수 보다는 그룹을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제작자의 고충에서 드러나듯 아이돌 그룹의 틈바구니에서 솔로가수나 혼성 그룹 등 다양한 분야의 가수들이 상대적으로 설 자리를 잃고 있는 현실이다.
이와 관련 한 가요 관계자는 "꾸준히 논의되고 있는 대중 음악에 대한 '스크린 쿼터제'가 해답이 될 수 있다. 예전부터 많은 음악 관계자들에 의해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현실적으로 제도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17팀의 가수들 중에 15팀이 아이돌 그룹이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 미디어 자체의 자기반성이 동반되어야 가능한 일이다"고 영화를 대상으로 일정기준 일수 이상 영화를 상영하도록 강제하는 제도인 '스크린 쿼터제'를 대중음악의 각 장르에 대입하는 '음악 스크린 쿼터제'를 언급했다. 이를테면 일정기간 이상 주류인 댄스 외에 음악의 타 장르인 국악 트로트 R&B 힙합 등을 방송 등 온라인에 강제적으로 노출시키는 방식이다.
이미 30개 이상의 아이돌 그룹이 데뷔를 했고 올해를 목표로 데뷔를 앞둔 그룹들도 셀 수 없을 정도다. 아이돌로 과부화된 가요계를 돌아보며 다를 바 없는 콘셉트와 음악색깔로 준비 없이 가요계에 발을 딛기 보다는 철저한 검증과 확실한 콘셉트를 가진 실력있는 그룹들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 또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에게도 방송출연과 무대의 기회를 주는 미디어 관계자들의 변화된 시각이 이뤄질지 두고 볼 일이다.
[올해 데뷔한 크레용팝(위) 갱키즈(중간 왼쪽) 타이니지 디유닛.(아래)와 두 번째 사진 EXID(위), 타히티(아래 왼쪽), 피테스타.사진 = 크롬엔터, 코어콘텐츠미디어, 지앤지 프로덕션, 디비지니스엔터, AB엔터, 드림스타 엔터, 로엔엔터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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