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배우 조민수에게도 김기덕 감독은 선입견의 대상이었다. 그와 직접 마주한 적도 없었으며, 오로지 그의 강렬한 작품으로 또 한 편의 다큐로 그를 만났을 때의 말이다.
그러나 조민수는 '피에타'라는 영화로 김기덕 감독과 만났고 모든 선입견의 붕괴를 겪었다. 이보다 더 여리고 순수한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마저 든 듯, 그녀는 김기덕 감독을 마음으로 깊이 아끼고 있었다.
최근 삼청동 카페에서 조민수를 만났다. 그녀는 김기덕 감독과의 첫 만남에 대한 소감, 그리고 생애 첫 베니스 행에 대한 들뜬 마음을 털어놓았다.
처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김기덕 작품 특유의 '찝찝함' 때문에 일단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던 것이 기억난다. '내가 그분의 어둠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했었다. 대본을 읽기 전 감독님 먼저 뵙자고 했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 해보니, 내가 가진 생각들은 모두 선입견일 뿐이러다. 사람 냄새가 났다. 그러면서 출연하게 됐다. 시나리오를 놓고 충분히 이야기를 했다.
-고집스러울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유연한 분이셨나 보다.
그렇다. 서로가 모르는 것이 있거나 이해가 안 되면 이야기하자고 했다. 어떤 부분은 수정하고 보완하기도 했다. 그러나 슛 들어가서는 그런 것은 없었다. 생방으로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이전에 충분히 이야기를 한 탓도 있고. 감독님의 작품은 의미가 뭔지 모르고 뛰어들면 실수를 하게 된다. 그러니 충분한 대화는 꼭 필요했다. 참, 그리고 기존의 감독님 작품이 불편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정작 그 안에 들어가니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노출없이 야하고 피없이 잔인하다. 상상하게 만드는 측면도 있다. 그리고 영화를 볼 때 몸을 한 번만 앞으로 당겨서 봐달라. 사이사이에 굉장한 의미가 담겨 있다. 신 하나하나, 노래를 하는 이유, 내가 강도(이정진)를 대하는 태도 모두가 이유가 있다. 나는 이미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입장이다. 관객의 반응이 너무나 궁금한 것도 그 때문이다.
-기존의 다른 감독들과의 차이점은?
바쁘다. 본인 혼자 바쁘다(웃음). 촬영도 철수 이동 여유 없이 착착 진행한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돼 마치 화장실 갔다와서 처리를 못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의심스러웠다. 얼마가지 않아 동물적으로 본능적으로 아는 분이구나 했다. '피에타'까지 18편의 영화를 찍은 분이다.
-최근에는 영화보다 드라마에 집중했다. '피에타'가 배우 조민수에게도 전환점이 될 것 같다.
그랬으면 좋겠다. 배우는 늘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지만 펼칠만한 무대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감독님 작품에 출연한 것도 크다. 나의 소망은 감독님 작품에 출연한 내 모습을 관계자들이 DVD를 통해서 보고 나의 다른 면을 발견해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예상외로 '피에타'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있다. 이 영화가 사장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더라. 제작이나 배급도 좋은 여건들이 도와주고 있다. 김기덕 감독님의 작품이 이만큼 대중 앞에 나간 것은 처음이라고 하는데 복 받은 것 같다.
바쁠 수 있겠지만 구경도 신나게 하고 올 것이다. 충분히 즐기고 오겠다. 선물을 받은 거니까.
덧붙이자면, 조민수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최근에는 리즈(전성기) 시절의 그의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도 그녀는 해맑은 소녀같은 면이 언뜻 언뜻 드러났다. 과연 한국영화계의 '이단아 아닌 이단아' 김기덕 감독은 조민수에게서 무엇을 끄집어냈을까? 국내 개봉은 6일.
[조민수. 사진=유진형 기자zolong@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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