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다윗이 골리앗을 그로기 직전까지 몰았으나 마지막 힘이 약간 부족했다.
2일 대구구장. 삼성과 넥센의 맞대결은 삼성 쪽으로 어느 정도는 기울어져 있었던 게 사실이다. 기본 전력에서 삼성이 앞선 건 두말할 것도 없거니와 이날 선발 맞대결이 12승 투수 삼성 미치 탈보트와 데뷔 5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단 1승도 없는 넥센 장효훈의 맞대결이었기 때문.
하지만, 야구란 예상대로만 풀리지는 않는 법이다. ‘다윗’ 장효훈이 ‘골리앗’ 삼성 타선을 상대로
초반부터 우위를 점했다. 구위에서 압도하더니 경기운영능력도 나쁘지 않았다. 이날 전까지 프로 28경기 통산 4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14이라는 성적답지 않은 호투였다.
경기 초반부터 자신있게 삼성 타선을 상대했다. 1회 삼성타선을 삼자범퇴로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천하의 이승엽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말엔 박석민에게 안타를 맞고 1사 1루에서 진갑용을 3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는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했다. 3회말에도 강봉규와 신명철에게 연속안타를 맞아 1사 2,3루 위기를 맞았지만, 배영섭을 헛스윙 삼진, 박한이를 2루 땅볼로 처리했다. 야수들이 2회와 3회 각각 1점을 지원해준 것에 대한 보답이었다. 4회말에는 이승엽, 박한이, 진갑용을 전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승리 요건이 갖춰질 수 있는 최소 이닝인 5회. 역시나 고비가 찾아왔다. 모든 선발에게 5회가 가장 힘이 드는 법인데, 장효훈은 더 했을 것이다. 선두타자 강봉규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신명철을 3루수 병살타로 처리했으나 김상수에게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를 허용한 뒤 배영섭에게 안타. 박한이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이날 삼진 2개를 잡아낸 이승엽과의 대결이 하이라이트였다. 이승엽은 자존심을 걸고 타석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파울 커트 2개로 볼카운트 1B2S를 잡고도 6구째에 폭투를 범해 1점을 내준 장효훈은 약간 흔들리는 듯 했다. 하지만, 결국 승자는 장효훈이었다. 이승엽은 계속 파울 커트로 대항했으나 장효훈은 11구째에 2루 땅볼로 처리하고 승리 조건을 갖췄다.
그러나 결국 승리요건을 스스로 날렸다.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형우에게 147km 직구를 집어넣다 좌중간 동점 솔로포를 맞고 김병현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이날 투구 기록은 5.1이닝 7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이날 그의 투구는 또 한번 인상적이었다.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져 승리로 갈 수 있는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장효훈은 2007년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뒤 상무에서 일찌감치 병역 의무도 마쳤다. 작년까지 프로 1군에서 단 10경기 나섰지만 올해는 벌써 18경기에 나섰다. 4패 평균자책점은 4.22로 별 볼일이 없지만, 8월 26일 목동 SK전서 6.2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더구나 5월 19일 목동 삼성전서 4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내 삼성에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다. 이에 김 감독은 일찌감치 이날 그를 선발로 내정했고, 장효훈은 팀 승리를 이끌지는 못했지만, 호투로 김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장효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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