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현재 충무로는 명품 조연들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성균, 조정석 등 신인 영화 배우들이 조연으로 데뷔했지만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으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는가 하면 곽도원, 조달환 등과 같이 그동안 꾸준히 영화에 얼굴을 내비쳤지만 강력한 영화 한 방으로 자신의 연기 인생에 터닝 포인트를 맞은 배우도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조연으로 얼굴을 내비쳤던 배우들이 다수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에서 당당히 주인공을 꿰차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는 등 훈훈한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
이처럼 오랜 시간 빛을 보지 못했거나 관객들의 기억에서 사라져야 했던 배우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연기력을 입증 받는 것은 반길만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배우 기근 현상이 브라운관뿐만 아니라 충무로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오달수, 성동일, 고창석 등이다. 이는 40대 배우 기근현상과도 직결된다. 올해 오달수는 '도둑들', '알투비:리턴투베이스', '공모자들', '미운 오리 새끼'로 관객과 만났고, 성동일은 '미쓰GO', '아부의 왕',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그리고 고창석은 '시체가 돌아왔다', '미쓰GO', '나는 공무원이다', '아부의 왕',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출연했다.
특히 오달수는 8월 한 달 총 4편의 영화로 관객들과 만나는 이례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그는 '도둑들'에서 소심하고 허당기 넘치지만 유머러스한 도둑 앤드류로 분했으며, '알투비:리턴투베이스'에서는 21전투비행단의 정비대대를 책임지는 민상사 역으로 출연해 웃음을 책임졌다.
이어 하루 차이를 두고 개봉한 영화 '공모자들'에서는 장기적출을 하는 출장외과의 경재 역으로 출연해 타락한 의사의 모습을 소름끼치게 표현해낸 한편 '미운 오리 새끼'에서는 지적 장애가 있지만 부성애만큼은 어느 아버지 못지않은 인물을 실감나게 표현하며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물론 명품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들의 연기를 자주 접할 수 있다는 점은 둘 도 없이 반가운 일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그만큼 그 배역을 소화할 배우들이 적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한 영화 관계자는 "요즘 조연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이 심한 편"이라며 "브라운관에서 입증 받은 배우들이 스크린으로 넘어올 필요가 있고, 그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충무로는 좋은 배우들로 넘쳐나고 있다. 이들은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배우로 많은 영화들의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기에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 충무로는 명품 조연의 수혈이 필요한 시기다.
[배우 오달수, 성동일, 고창석(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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