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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 이후가 중요하다'
[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하나로 '강제 해외진출'을 이룬 싸이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싸이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5일 "최근 싸이가 저스틴비버, 칼리 레이 젭슨 등이 속한 스쿠터브라운프로젝트(SB프로젝트)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유니버설 리퍼블릭 레코드와 한국,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음반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B프로젝트는 싸이의 미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매니저인 스쿠터브라운이 설립한 회사다. 유니버설 리퍼블릭은 유니버설뮤직 그룹 산하 레이블로서 고티에, 드레이크, 니키미나즈, 미카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속해 있는 세계적인 음반사다.
이에 싸이는 국내에선 YG, 해외에선 스쿠터브라운의 적극적인 후원 속에 유니버설 뮤직과 손잡고 본격적인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싸이는 강제 해외진출이란 표현을 썼듯이 지금껏 해외시장을 노렸던 여타 가수들의 행보와는 그 궤적을 달리한다. 싸이는 지난 7월 15일 국내에 약 2년만에 정규 6집 part 1.을 발매했고 타이틀곡 '강남스타일'로 한 달 넘게 국내 음원 시장을 싹쓸이하며, 데뷔곡 '새',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렸던 '챔피언' 시절을 뛰어 넘는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 국한될 듯 했던 싸이의 뮤지션으로서의 행보는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와 SNS 등을 기반으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소개되면서 예상치 못한, 이례적인, 가히 폭발적인 신드롬 속에 해외에서의 관심을 받게됐다. 잘 만든 뮤직비디오 하나가 가수 싸이와 K팝에 대한 조명과 함께 실제 해외 유명 음반 유통사와 매니지먼트사와의 계약 체결로까지 이어지며 예정에 없던 그의 해외진출이 가능해진 것이다.
싸이에 대한 해외에서의 관심과 기대는 일단 예상치를 웃돈다. 미국 빌보드에서는 5일 '스쿠터 브라운, 한국의 중독성 강한 비디오의 주인공 싸이와 계약 체결'이라는 제목으로 싸이 관련 보도를 전하며 "한국의 팝스타 싸이가 스쿠터 브라운을 만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스쿠터 브라운도 4일 YG의 공식 블로그에 올린 동영상에서 "우리는 역사를 새롭게 쓰자는 것, 싸이가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첫 번째 한국 아티스트가 되는 것에 동의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투브 뮤비 조회수도 이미 1억을 돌파했고 이는 52일이란 단기간에 이뤄낸 결과물이자 국가별로 특히 미국에서 가장 높은 클릭수를 기록했다는 것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하지만 유투브를 넘어 이제는 방송횟수와 음반판매, 음원 다운로드 성적 등이 종합 집계되는 빌보드 핫100 진입에도 실질적인 결과물을 얻어내야 한다.
과거 전 세계적인 붐이 일었던 마카레나 열풍 때처럼 선풍적이었지만 반짝 반응으로 끝날지, 이제 싸이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기반으로 앞으로가 더 중요하게 됐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먹히는 콘텐츠가 되기 위해선 '강남스타일'을 뛰어넘는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여야 할 과제가 남았다.
이에 싸이는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다시 미국길에 올랐다. 지난달 15일 한 차례 미국 LA를 방문해 자신에 대한 현지 반응을 처음 체감한 싸이는 "기분이 너무 좋고 영광이고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하며 "이번엔 인지도를 쌓으러 가는 길이다"고 목표를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싸이는 2주가량 머물며 MTV의 초청을 받아 7일 열릴 세계적인 권위의 음악 시상식 '2012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의 VIP게스트 자격으로 참관하는 가 하면, 미국 유명 토크쇼와 라디오 출연 및 인터뷰, 전 세계에 자신의 음악을 소개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 전개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싸이 소속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음반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여러가지 활동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긍정적인 결과물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해외에서 싸이의 공연 문의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싸이는 이번 사례를 통해 단순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일렉트로닉 음악 코드와 코믹하면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말춤에 싸이의 외모까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세계시장에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새'나 '챔피언'같은 싸이의 이전 음악들도 국내에선 이미 오래전 히트친 곡이지만 이또한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가 됐다. '강남스타일'을 통해 싸이 스타일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고 낙관했다.
싸이는 비주얼 가수는 아니지만 되려 비주얼을 내세워 국내에서도 성공한 케이스다. 성공이유중 하나인 외모에 관해 이번 '강남스타일'의 경우 압도적인 춤을 내세운 강력한 카리스마는 때론 서양인들에게 조롱의 대상이었던 그의 오리지널 동양적 외모를 친근감으로 바꾸어 버렸다. 또한 '새' '챔피언'을 예로 들어 음악 자체 뿐만 아니라 그의 춤과 시각적 효과가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이뤘고, 이는 '강남스타일'의 성공에 고스란히 적용됐다. 싸이는 또 기본적으로 영어회화가 되고, 프로듀싱 능력과 공연에도 강점을 보인다는 것에서 더욱 성공할 내적 요인들을 지니고 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20년 경력의 한 가수는 "싸이의 지금의 성과는 높이 살만하다. 월드스타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응에 YG나 싸이, 국내 언론에서 지나치게 들떠 있는 분위기는 아닌가 싶다. 실제 미국 시장은 수많은, 쟁쟁한 실력의 가수들이 지금도 앞다퉈 나오고 있고 최고가 되지 못하고 2위권에 머물다 잊혀지고 사라져 버리는 가수들도 많다. 그만큼 성공하기 힘든 시장이다. 미국에서 K팝에 관심을 갖는 것도 그리 대단한 반응은 아니다. 이제는 들뜬 분위기를 가라앉혀야 한다. 또 해외를 진출한답시고 국내활동도 소홀히 해선 안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국 가수들 중 최초'란 수식어를 여러 기록속에 계속 갈아치우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후속작에 그래서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싸이가 우려와 불안요소들을 안고 향후 얼마나 실질적인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 지 이제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본격적으로 세계시장 진출에 나선 싸이. 사진 = YG 엔터테인먼트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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