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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인턴기자] KBS 2TV 수목드라마 '각시탈'이 막을 내렸다.
6일 오후 박기웅은 자신의 트위터에 "끝났다. 안녕, 나의 ??지..."라고 종영소감을 남겼다. 이날 밤 '각시탈'은 종영했고, 박기웅이 맡았던 기무라 ??지는 결국 자살을 택했다.
지난 2005년 데뷔 이후 박기웅에게는 '맷돌춤'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독특한 콘셉트의 이 CF는 당시 신인이었던 박기웅을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했다. 이후 그는 MBC 드라마 '밤이면 밤마다', '황금물고기', KBS 2TV 드라마 '연애결혼', '남자이야기', '천하무적 이평강', '추노' 등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다.
하지만 유독 드라마와는 인연이 없었던지 '추노'를 제외하고 그가 출연했던 드라마들의 평균 시청률은 8%를 밑돌았다. 벌써 8년차 배우지만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끊임없이 연기했다.
특히 '각시탈'의 연출을 맡은 윤성식 감독의 첫 작품 '남자이야기'에서는 말더듬이에 약간의 자폐증도 있는 주식의 천재 '안경태' 역을 맡았다. 그는 소름끼치도록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였고 '박기웅의 재발견'이라는 호평도 받았다. 하지만 그것도 시청률 10%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랬던 박기웅에게 이번 '각시탈'의 성공은 특별했다. 다른 드라마와 달리 '각시탈'은 연일 자체시청률을 경신하며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가 맡은 기무라 ??지는 그가 이제껏 쌓아뒀던 연기 내공을 한꺼번에 보여줄 수 있었다.
극중 기무라 ??지는 형 기무라 켄지(박주형)의 죽음을 계기로 180도 달라졌다. 누구보다 착했던 소학교 선생님에서 광기 어린 눈빛을 가진 종로 경찰로의 극단적인 변화였다.
하지만 대중들은 그런 ??지의 변화에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다. 약자인 조선인의 편에서 그들을 돕던 그가 형의 죽음으로 그들의 반대편으로 돌아서면서 흔들리던 그의 표정을 통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지의 마음을 보여줬다.
또 각시탈을 알아내기 위해 오목단(진세연)에게 채찍을 가하던 ??지이지만 오목단의 얼굴에 난 상처에 "얼굴은 왜 그런거야"라고 걱정하던 그의 눈빛에는 여전히 오목단에 대한 사랑이 남아있음을 알게 했다.
이강토(주원)가 온갖 고문을 받으며 "날 잡아줘서 고맙다. 어쨌든 내가 이렇게 잡혔으니 내 손으로 널 죽이는 일은 없을 테니까"라고 말하자 차가운 표정에서 잠시 연민어린 눈빛으로 흔들리는 ??지를 대중들은 미워하지만 증오할 수 없었다. 그는 이처럼 짧은 순간 변하는 감정도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표현할 줄 아는 배우였다.
'각시탈'이 박기웅에게 대표작이 될지 진짜 대표작을 만들 수 있는 발판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각시탈'은 분명 박기웅의 연기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됐다.
[박기웅. 사진 = KBS 2TV '각시탈' 방송화면 캡처]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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