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FT아일랜드는 최종훈(리더, 기타, 피아노), 이홍기(메인보컬), 이재진(베이스, 보컬), 최민환(드럼), 송승현(기타, 보컬, 랩)으로 이뤄진 밴드다. 지난 2007년 데뷔, 꽃미남 아이돌 밴드로만 비춰졌던 이들은 어느덧 6년차의 중견(?) 밴드가 됐다.
10일 4번째 정규 앨범 발매와 함께 국내로 돌아온 FT아일랜드는 그저 평균 나이 22세의 어린 아이들로 보기에는 지난 시간 만큼이나 음악적으로 훌쩍 성장해 있는 모습이었다.
특히 5개의 보물 상자를 뜻하는 이번 ‘파이브 트레저 박스’ 앨범은 이름처럼 다섯 멤버 한 명 한 명의 개성을 고스란히 담아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앨범에는 이홍기가 ‘스테이 위드 미’ 작사에 참여한 것을 비롯해 리더 최종훈이 ‘U’ 작곡에 참여했고, 일본 정규 앨범에 수록됐던 5곡은 다섯 멤버 전원이 곡에 참여했다. 신곡 5곡과 일본에서 발매한 ‘20’ 앨범의 수록곡을 번안한 5곡 등 총 10곡이 들어간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좋겠어(I wish)’다.
FT아일랜드는 컴백에 앞서 국내에서 6번째로 연 단독 콘서트를 통해 팬들에게 미리 신곡을 알렸다. “그냥 쇼케이스를 하려고 했는데 욕심을 내다보니 팬들에게 먼저 들려주고 싶었다. 팬들 반응은 좋았다. 이번 앨범에는 자작곡이 많이 들어갔다. 그간 리더 종훈 외에는 앨범에 참여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스스로 저희 색깔을 넣으려고 노력했다. 프로듀싱 단계부터 곡을 고르고 만드는 데 저희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된 앨범이다.”(승현)
밴드로서 하고 싶은 음악과 대중이 좋아할 음악 사이에 늘 고민을 해 왔다던 FT아일랜드는 타이틀곡을 제외하곤 이번엔 과감히 대중성을 버렸다. “그간 낸 앨범들에는 대중성을 무시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엔 밴드 사운드가 더욱 강하고 평소 하고 싶었던 록과 펑키하고 와일드한 요소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곡들이 많다. 타이틀곡 빼고는 이번 앨범 만큼은 대중적인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멤버들 부모들도 반신반의하며 우려할 정도다. 노래를 들어본 사람들도 극과극 반응을 보이고 있어 실제로는 어떨지 저희에게도 도전이다.”(홍기)
FT아일랜드는 데뷔 이래 계속 아이돌 꽃미남 밴드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멤버들은 자신들을 한 쪽으로만 국한된 시선으로, 아직도 선입견을 갖고 바라보는 것에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그리고 이번 활동만큼은 그런 편견을 깨고 자신들의 음악을 보여주고 싶은 의지를 더욱 강하게 내비쳤다.
“아직도 우리를 아이돌 밴드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 말이 실력은 없고 괜히 겉멋만 든 밴드라는 것 같이 선입견을 가지고 보는 것 같아 처음에는 듣기 싫었다. 하지만 6년이 된 지금은 그런 생각들을 초탈했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우리들도 아이돌과 밴드의 중간점이라고 생각한다. 또 뭐라고 생각하든 우리의 음악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은 괜찮다. 그래도 꽃미남 밴드라고 하는 것은 아직도 기분 좋다. 하하. ”(승현)
홍기도 “실력있는 밴드가 모든 장르를 다 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고 싶은 음악, 우리가 할 수 있는 음악들을 하고 싶고 그 음악들만큼은 제일 잘하는 밴드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FT아일랜드는 데뷔 이래 꾸준히 일본 활동도 병행해 왔다. 일본에서와 국내에서 활동에 차이를 물었더니 재진은 “일본에서의 활동은 국내와 활동 방향이 완전히 달랐다. 앨범 홍보는 무조건 공연이었다. 일단 투어 형식으로 공연을 많이 했고 밴드가 라이브를 잘 할 때가 제일 멋있는데 방송에서도 라이브를 많이 보여줬다. 일본에서는 더 보여줄 게 많다. 반면 한국에선 공연 모습을 보여줄 여유가 상대적으로 없다. 일본과 달리 방송 위주로 하다보니 다른 것을 하느라 너무 바빴다. 이번에는 방송을 통해서도 라이브를 하는 기회가 조금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종훈은 “우리는 한류 열풍을 따라서 일본에 나갔던게 아니라 데뷔하자마자 바로 얼마 안 되는 일본인들 앞에서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노력한 결과를 느끼면서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왔다. 이에 마지막 공연 때 ‘우와 우리가 이 정도까지 올라왔구나. 인기가 많아졌구나’를 실감했다. 일본에서 모두 다 원하는 꿈은 도쿄돔에서 단독 공연을 해보고 싶은 것이다. 일본에서도 대중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밴드가 되고 싶다. 이에 일본어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멤버 중엔 홍기가 가장 일본어를 잘한다고 했다. 홍기는 “일본 드라마의 주인공을 하기도 했고 일본 밴드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친해지고 싶은데 말이 안 되니까 어떻게든 언어를 배우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일본어에 능숙하게 됐다”고 비결을 꼽았다.
국내 활동과 함께 일본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만큼 FT아일랜드에게 해외진출은 당연한 숙제이자 반드시 이뤄야할 목표다. 이 와중에 선배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세계적으로 신드롬에 가까운 반응을 얻고 사랑을 받는 것에 멤버들은 더욱 자극을 받은 듯 했다.
“싸이 선배님이 이제는 세계적으로 유명 스타가 됐다. 케이팝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우리들에게도 조금 더 가까이 생긴 것 같아 정말 좋았고 기뻤다. 관심들이 실제로 오니까 신기했고 혹시나 후에 우리가 북미 투어를 한다고 해도 반응이 올 수 있는 게 있을 것 같았다. 올 3월에 씨엔블루와 미국 LA에서 공연을 하면서 처음에 불안함이 많았는데 알아봐 주는 현지 팬들의 반응을 보며 힘을 얻었던 것도 그랬다. 팝음악을 많이 듣고 컸는데 미국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은 정말 꿈만 같은 일이다. 감히 엄두를 낼 수가 없었는데 싸이 선배님을 보며 그게 현실로 좀 더 다가왔고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더 많이 배우면 할 수 있단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종훈)
6년간 함께한 멤버들은 이제 더 넓은 시장을 꿈꾼다. 아니 꿈만 꾸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하나씩 초석을 다지고 있다. 하지만 활동 기간 우여곡절도 분명 많았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밴드로서 자신들만의 영역에서 입지를 다져올 수 있었던 것은 멤버들간의 조화와 팀워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때 신생 회사다 보니 우리밖에 없었다. 회사와 그리고 멤버들과 함께 우리는 성장했다. 제 경우엔 초등학교 때 형들을 만났고 부모님보다 형들과 보낸 시간이 훨씬 많다. 이제는 가족이 된 것 같다.”(민환)
“서로 좋아하는 관심사가 참 비슷했다. 하나를 좋아하면 다같이 우르르 좋아하고.. 이제는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다. 연애든 어떤 고민이든 솔직하게 서로에겐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리더가 잘 리드해주는 것도 크다. 종훈이가 가장 성숙하고 차분하다. 중간에서 절제를 잘 해준다. 만약 제가 리더였으면 성격이 워낙 별나서 컨트롤이 안 됐을 거다.”(홍기)
끝으로 FT아일랜드 멤버들은 “정규 앨범이니까 타이틀곡 뿐만 아니라 다른 노래들도 많이 알려지고 같이 빛을 발했으면 좋겠다”며 컴백무대를 기대해 달라고 했다. 오는 13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FT아일랜드는 7주 가량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밴드 FT아일랜드. 사진 = FNC 엔터테인먼트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