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대체불가 이광수, 예능연기력은 단연 대상감

[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런닝맨' 이광수가 보면 볼수록 눈을 뗄 수 없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배우 이광수는 SBS '일요일이 좋다'의 대표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 가장 약하고 만만한 존재다. '능력자'로 불리는 김종국은 물론, 그 어떤 멤버도 이광수에게는 봐주는 법이 없다. 이광수의 '이름표'를 떼는데 있어서 멤버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열심이다. 모델 포스를 내뿜는 이 배우는 언제부터 이렇게 하찮아졌을까.

시청자들은 이광수가 당황하고 먹잇감으로 지목돼 도망치는 모습에서 웃음을 참을 수 없다. 겁먹은 그의 표정이나 당황하는 모습은 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그만큼 이광수는 온몸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낸다. 누가봐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그의 모습은 항상 당하기만 하는 캐릭터이지만 시청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지도 않는다.

이에 그에게 붙여진 별명은 기린. 길고 긴 이 초식동물은 이광수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대명사가 됐다.

'런닝맨'은 지난해 SBS '연예대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기 전 일요 황금시간대에서 그다지 부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동시간대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은 건재했고 MBC는 '나는 가수다'라는 신선한 프로그램으로 예능의 새 장을 열던 시점이었다.

이 때 '런닝맨'을 살린 것은 '국민MC' 유재석도 화려한 게스트도 아니었다. 이광수는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이 리모컨을 놓게 만들었다. 착하디 착한 그의 모습은 안방에 신기함과 통쾌함을 동시에 안겨줬고, 어느새 공감대까지 형성했다.

이제 '런닝맨'은 일요 예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런닝맨'의 미학은 유재석의 원맨쇼도 아이돌 스타, 박지성, 박태환, 손연재 등 장르 불문 초특급 게스트의 존재도 아니다. 긴장감있는 프로그램 전개 속에 이광수로 대표되는 반전이 있기 때문이다.

이 캐릭터는 약하지만 그냥 당하지 않는다. 상대가 앞에 있을 때는 간절한 눈빛으로 호소한다. 그리고 잠시 후 '이거 아니면 죽는다'는 표정과 눈빛으로 상대의 이름표를 뜯으려 노력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이광수이기 때문에 반전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나는 아니다'라며 극구부인하는 이광수의 모습, 그 누구도 그런 간절한 표정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유재석은 특유의 친화력과 출연진들을 융화시키는 친화력, 경이로운 입담으로 최고의 MC자리에 올랐다. 강호동은 상대방을 돋보이게 해주고 큰 웃음과 과장된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가려움을 긁어주며 국민MC가 됐다. 이들은 모두 문화계에서 대체불가능한 존재로 인정받는다.

적어도 '런닝맨'에서는 이광수가 그렇다. 어떤 걸출한 예능인도 이광수의 모습을 대신할 수 없다. 과거 힘들었던 시절 '런닝맨' 제작관계자는 "프로그램을 살린 것은 이광수, 그에게 고맙다"고 진심어린 말을 전한 적이 있다. 이광수의 간절한 호소가 '런닝맨' 내에서 계속되는 한 시청자들은 이 흥미진진한 추격전에서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런닝맨'에서 활약 중인 이광수.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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