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국민타자의 부활이다.
삼성 이승엽이 1달만에 홈런포를 가동했다. 이승엽은 10일 대구 넥센전서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넥센 이정훈을 상대로 141km짜리 직구를 걷어올려 비거리 115m짜리 솔로포를 만들어냈다. 시즌 21호 홈런이었다. 이는 8월 11일 대구 LG전 이후 1달만의 홈런포였다. 이날 그는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3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100% 출루이자 올 시즌 첫 4안타 게임. 2003년 5월 18일 대구 SK전 이후 3403일만의 4안타 게임이었다.
이승엽은 1회 첫 타석에서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우전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이어 3회 두번째 타석 무사 1루 상황에서 볼넷을 골랐고, 팀 동료들이 5점을 뽑은 뒤 다시 2사 만루 상황에서 세번째 타석을 맞이해 우중간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계속해서 6회말에는 솔로포를 가동했고 9회말에는 우측 2루타를 뽑아냈다.
이승엽의 홈런포는 1달만의 일이었다. 또한, 4안타 게임은 올 시즌 처음이다. 3타점 게임은 4월 15일 대구 넥센전, 4월 29일 인천 SK전, 5월 29일 대전 한화전, 8월 24일 잠실 LG전에 이어 17일만에 시즌 5번째로 달성했다. 올 시즌 이승엽의 한 경기 최다타점이 3타점이다.
최근 삼성은 타선이 부진했다. 특히 이승엽을 비롯해 최형우, 박석민까지 페이스가 저조해 득점 루트가 꽉 막혔다. 경기 전 만난 류중일 감독도 이를 걱정했다. 이승엽 개인적으로도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4월 타율 0.406 14타점, 5월 0.320 20타점, 6월 0.293 19타점까진 괜찮았으나 7월 0.265로 살짝 부진했다. 타점도 8개에 불과했다. 8월 0.284, 14타점으로 반등했으나 파괴력은 시즌 초반보다 떨어졌다.
그러자 9월에는 이날 전까지 5경기서 타율 0.217 1타점이라는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다. 멀티히트를 두 차례 달성했으나 무안타도 2경기나 기록했다. 일정이 들쭉 날쭉한 가운데 체력적 난조까지 겹쳐 타격감이 뚝 떨어졌었다. 이날 경기 전 만난 이승엽도 “힘들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말이 된다. 올해 37세의 노장이다. 전성기만 못한 건 당연하다. 더구나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어디로 가지 않았다. 그가 3번 타순에서 모처럼 중심을 잡아주자 삼성 타선의 짜임새 자체가 달라졌다. 모처럼 응집력을 보여준 삼성 타선은 13안타 9득점이라는 경제적인 공격을 선보였다. 최근 승수 쌓기가 더딘 삼성에도 값진 1승을 선사했다. 팀이 어려울 때 앞장서서 나서는 모습이야 말로 진정한 슈퍼스타였다.
경기 후 이승엽은 "상대 투수의 볼이 좋았는데 첫 타석 2스트라이크 이후 운 좋게 실투가 나와서 안타가 나온 이후부터 좋은 타구를 보낼 수 있었다. 최근에 서늘해지고 비가 와서 취소되는 경기가 생기면서 체력적으로 세이브됐고 타격훈련을 많이 한 게 도움이 됐다. 훈련을 하면서 하체를 이용하고 뒤에 중심을 두는 스윙을 염두에 뒀었는데 그런 타격이 조금이나마 되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로써 올 시즌 이승엽의 결정력은 21홈런 79타점. 모두 리그 3위다. 아무리 전성기만 못 해도 역시 이승엽은 이승엽이다.
[이승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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