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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피에타'로 제 69회 베니스 영화제의 최고상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 수상 축하연에서도 한국 영화계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13일 오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영화진흥위원회 주최 '피에타'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축하연이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김기덕 감독과 조민수와 이정진을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최광식 장관과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위원장, 임권택 감독 등 영화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기덕 감독은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안타까운 것이 해외에서 요즘은 새로운 한국영화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는 점이다. 한국영화가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도까지 굉장히 좋았는데 그 이후에는 선택을 하려고 해도 영화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홍상수,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의 영화만 보게된다고들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영화의 제작이나 환경이 오락 위주로 흘러가면서 감독들이 투자자들의 선택에 조종돼야하는 분위기 속에서 결국 저같은 박찬욱 감독님 같은 그 외 한국의 2000년대를 세계에 알린 감독님이 없어지지 않았나 싶다. 균형이 깨진 것이다. 최근 한 달에 한 번씩 감독교체나 경질 등의 뉴스가 나오는데 투자자와 창작자 사이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 문제들이 지속된다면 제2의 봉준호, 홍상수 박찬욱은 나오지 않는다. 창작의 넓은 영역을 영화인들에게 주시길 바란다"라며 투자자들에 당부했다.
또 김기덕 감독은 여러차례 언급했던 멀티플렉스의 독과점 논란에 대해서도 "많은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상영 기회를 얻지못하고 다운로드로 넘어간다. 멀티플렉스의 의미가 뭐냐. 파리의 멀티플렉스를 가면 13개관에 13개 영화가 걸려있다. 멀티플렉스는 관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고자 만들어진 것인데 흥행영화, 유명배우 영화가 3~4관 차지하고 있다. 동료들의 쿼터를 뺏는 것 아닐까. 균형을 잡았으면 좋겠다"고도 전했다.
그는 "영화산업은 단기 사업이 아니라 거대한 사업이다. 오락이기도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제2의 학교이기도 하다. 투자자와 제작자에게 돈 놓고 돈 먹기가 아니었으면 한다"라며 "'피에타'는 황금사자상이라는 타이틀 덕에 복을 받았지만 다음의 영화인들은 창작에서 오락으로 고민하지 않게 해주시길 바란다"며 마무리 했다.
['피에타' 축하연에 참석한 김기덕 감독(위)와 김기덕 감독(아래 왼쪽부터)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 최광식 장관, 배우 조민수, 이정진. 사진=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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