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5일 현재 페넌트레이스는 전체 532경기 중 약 12.8%인 68경기가 남았다. 전체적으론 예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뒤처지는 페이스는 아니다. 하지만, 가을장마와 유독 잦은 태풍으로 8월 중순 이후 우천 취소되는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KBO는 2년만에 더블헤더를 부활했고, 14일 광주에서 KIA와 롯데가 원 없이(?) 야구를 했다.
▲ 이젠 막바지 2위 싸움, 일단 롯데가 유리
올 시즌 첫 더블헤더가 순위싸움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게 됐다. 롯데는 땅을 쳤다. 더블헤더 1차전서 패배한 롯데는 2차전서 연장 12회말 2사까지 8-7로 앞서다 신인 황정립에게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고 1무를 추가했다. 이렇게 되면서 선두 삼성 추격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게임차는 3.5게임으로 13일에서 고작 0.5경기 더 벌어졌지만, 실제로는 2경기 모두 승리를 따내지 못해 삼성은 가만히 앉아서 정규시즌 2연패 매직넘버를 2개나 줄여 14개가 됐다.
롯데는 15~16일 삼성과의 대구 원정 2연전이 상당히 부담스럽게 됐다. 14일 무려 8시간이 넘는 더블헤더를 광주에서 치르고 곧바로 대구로 이동해 오후 5시 경기를 치른다. 반면 삼성은 이틀 연속 푹 쉬었다. 체력적으로 삼성이 유리한 상황. 게다가 16일부턴 제16호 태풍 산바가 전국을 강타할 전망이라 경기 진행이 불투명하다. 2연전을 모두 잡아야 선두 싸움의 불씨가 살아나는 롯데 입장에선 더블헤더 1무 1패와 태풍으로 선두를 추격할 흐름이 꺾일 가능성이 커보인다.
현재 2위 다툼은 롯데에 여전히 유리한 형국이다. 3위 SK에 2경기, 4위 두산에 3경기 앞서있다. 롯데는 두산과의 맞대결은 끝났고, SK와는 4경기를 앞두고 있다. SK와 두산도 2경기. 롯데로선 오는 18~19일 SK와의 부산 2연전서 올 시즌 농사의 명운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때 SK가 연승할 경우 SK는 물론 두산도 역전 2위 가능성이 커지게 돼 9월 말 이후까지 진검 승부가 이어질 전망이다.
▲ 고춧가루 부대를 조심하라
5위 KIA가 14일 롯데에 1승 1무를 했으나 여전히 4위 두산과의 게임차는 5. 사실상 가을잔치에 참가할 팀이 확정된 상황에서 5~8위팀들은 내년 시즌을 대비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는 4강 탈락이 유력한 팀들도 133경기를 마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로 분위기를 바꾼 한화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고, 넥센과 KIA도 쉽게 패배하는 경기를 하지 않고 있다. 최근 고의패배 논란을 낳은 LG도 팀 분위기를 잘 수습한다면 맥없는 경기는 하지 않을 듯하다.
결국, 상위권 팀들은 5~8위권 팀들의 고춧가루를 조심해야 할 상황이 됐다. 이미 롯데가 14일 더블헤더에서 피해를 봤고, 2위를 포기하지 않은 SK와 두산도 하위권 팀들과의 승부가 많이 남아있다. 2위 싸움 중인 팀들이 맞대결서 승패를 나눠가질 경우 결국 하위권 팀들에 고춧가루를 맞는 팀이 3~4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 비, 이젠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일요일인 16일부터는 제16호 태풍 산바가 전국을 강타할 전망이다. 태풍은 18일까지 전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경기 일정이 또 다시 꼬일 전망이다. 이에 각 팀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 및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불규칙한 일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날씨까지 쌀쌀해지는 양상. 최근 사령탑들은 하나같이 “이제 더 이상 경기가 취소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말한다. 시즌 막판 집중력과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어차피 치러야 하는 경기를 질질 끌게 되면 누구에게도 좋을 게 없다. 비가 와서 일정이 헝클어질 경우 2위 싸움에도 영향을 미칠 건 자명하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KBO의 경기 일정표엔 스케줄이 10월 2일까지만 편성돼 있다. 그러나 8월 말 추후일정 발표 이후 오히려 잦은 비로 취소되는 경기가 속출하면서 10월 3일 이후 치러질 경기도 더러 있다. 문제는 태풍 산바를 비롯해 큰 비가 몇 차례 더 내릴 경우 포스트시즌과 아시아시리즈 일정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는 이미 11월 8일부터 11일까지 스케줄이 나와있다. 그 전엔 쿠바와의 평가전도 마련된 상황.
결국, 늦어도 10월 10일에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시작돼야 한국시리즈 7차전이 10월 31일 혹은 11월 1일에 끝날 전망이다. 그래야, 한국시리즈 우승팀, 롯데가 아시아시리즈를 준비할 최소한의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자칫하다 2006년처럼 포스트시즌 돌입 이후 탈락팀간의 잔여경기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막바지 순위싸움, 비와 고춧가루부대가 관건이다.
[비오는 잠실구장(위), 넥센-한화 선수단(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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