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과 롯데의 진검승부가 기다려진다.
포스트시즌 4장의 티켓 주인은 사실상 가려진 분위기다. 그중 정규시즌 2연패와 2위 이상을 노리는 삼성과 롯데는 올 시즌 가장 상위권서 오래 머물러 있었을 만큼 안정적인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팀 전력을 나타내는 기본적인 지표인 팀 타율과 팀 평균자책점에서 두 팀은 나란히 1,2위를 나눠 가졌다. 팀 타율에선 삼성이 0.272로 롯데의 0.265에 앞섰고, 팀 평균자책점에선 3.43의 롯데가 3.49의 삼성에 앞섰다. 그만큼 두 팀이 나머지 6팀보다 투타 밸런스가 안정됐다는 증거다.
두 팀이 2008년 준플레이오프 이후 4년만에 포스트시즌 맞대결, 나아가 1984년 이후 28년만에 한국시리즈 맞대결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롯데가 SK에 1경기 차로 쫓기고 있지만, 현 시점에선 삼성과 롯데가 최후의 결전을 가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만약 두 팀이 포스트시즌서 만날 경우 과거 못지않은 명승부가 연출될 수 있다. 그럴 조짐이 곳곳에서 보인다.
▲ 치열했던 PS 드라마
두 팀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은 드라마 그 자체였다. 유일한 한국시리즈 맞대결이었던 1984년은 지금도 역대 한국시리즈 명승부로 기억된다. 전기리그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후기리그서 의도적으로 롯데를 상대하기 위해 패배 의혹을 낳았고, 결국 롯데가 후기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롯데는 최동원이 홀로 4승을 따내는 괴력투를 앞세워 삼성을 4승 3패로 잡고 한국시리즈서 우승했다.
1999년 플레이오프도 빼놓을 수 없다. 드림리그 2위 롯데는 매직리그 1위 삼성에 1승 3패로 밀린 뒤 내리 5~7차전을 따내며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괴력을 발휘했다. 특히 7차전서 호세의 방망이 투척 사건이 나오면서 결속력이 강해진 롯데는 당시 중간에 경기를 포기했다가 그라운드에 돌아온 뒤 최고참 박정태가 미팅을 통해 “오늘은 무조건 이긴다”라는 결의를 다지며 결국 연장전서 역전승을 따냈다.
이밖에 두 팀은 1991년, 1992년, 2000년, 2008년에 준플레이오프서 격돌했다. 여기선 삼성이 세 차례 웃었다. 특히 2008년 준플레이오프 당시 삼성은 정규시즌 4위에 턱걸이한 뒤 객관적인 전력에서 롯데에 근소하게 뒤진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3연승 스윕을 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물론 롯데도 쉽게 무너지진 않았다. 1992년엔 준플레이오프서 삼성을 누른 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했다.
▲ 타선, PS 도사들 있어 무섭다
최근 몇 년간 타격 부문에선 확실히 롯데가 앞섰다. 하지만, 올 시즌엔 다르다. 대부분 타격 각종 지표에서 삼성이 롯데에 근소하게 앞섰다. 롯데는 예전에 비해 장타력과 기동력이 2% 부족하지만, 여전히 타선 전체적으로 일발 장타능력이 있고, 뛸 수 있는 선수가 즐비하다. 삼성도 이승엽의 가세로 중심타선 화력이 강화된 가운데, 작전 야구에 의한 점수 짜내기에 능하다. 전반적으론 장타력, 기동력, 작전수행능력 등을 고르게 갖춘 양팀 타선이다.
중심축도 확고하다. 삼성 이승엽과 롯데 홍성흔이다. 둘은 가을잔치만 수차례 치러온 베테랑이다. 이승엽은 한국에서의 9년만의 가을잔치를 기다리고 있고, 홍성흔은 이번만큼은 롯데를 플레이오프 이상으로 이끌려고 한다. 이들은 두 팀 타선이 뜻하지 않은 코너에 몰릴 때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카리스마와 결정력을 갖췄다. 분위기와 흐름에 좌우되는 포스트시즌서 이들의 몫은 절대적이다. 언제든 쉽게볼 수 없는 타자들이다.
▲ 숨막히는 마운드 접전 가능하다
올 시즌 두 팀의 맞대결은 8승 1무 6패로 삼성의 근소한 우세다. 이중 9경기가 3점차 이내 접전이었고 결과도 4승 1무 4패로 팽팽하다. 만나기만 하면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는 뜻이다. 올 시즌 롯데의 불펜이 몰라보게 달라진 게 한 몫을 했다. 김성배와 정대현의 가세로 뒷문의 구색에서 삼성보다 낫다. 최대성과 김사율의 오른손 정통파, 강영식, 이명우의 왼손, 정대현과 김성배의 사이드암은 상황에 따라 상대 타선의 예봉을 꺾을 수 있다.
삼성 불펜은 내구성과 큰 경기 경험에서 롯데에 약간 앞선다. 안지만과 오승환의 기본 연결 고리에 권오준, 권혁, 정현욱이 뒤를 받친다. 포스트시즌서는 정인욱과 차우찬, 심창민이 추가합류 가능하다. 현 시점에서 두 팀 불펜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위력이 있다. 이런 모습을 포스트시즌서도 보여준다면 경기 후반은 그야말로 전쟁이 될 것이고, 관전하는 팬들에겐 그 자체로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경기 후반 팽팽한 불펜 싸움이 포스트시즌 분위기를 돋울 수 있다.
삼성은 타격에서, 롯데는 마운드에서 서로 전통적인 장점을 희석할 정도로 투타 밸런스가 좋다. 4년만에 포스트시즌 맞대결, 나아가 28년만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있는 영남라이벌의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삼성-롯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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