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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인턴기자] 개그맨 신동엽이 MBC 토크쇼의 구원투수로 나선다.
신동엽은 오는 20일 첫 방송되는 MBC 새 토크쇼 '신동엽의 게스트 하우스'(이하 '게스트하우스')에서 MC를 맡았다. 이에 MBC가 빼든 신동엽 카드가 침체돼 있던 MBC 토크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가 지난해 10월 폐지된 후 MBC가 새롭게 내세운 토크쇼는 연이어 고전해왔다.
MBC '주병진의 토크콘서트'는 정통 토크쇼의 부활을 포부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저조한 시청률 속에 12년 만에 복귀했던 방송인 주병진의 자진하차로 씁쓸히 종영했다. 이어 편성된 '주얼리하우스'도 배우 정보석을 진행자로 내세웠지만 큰 인상을 주지 못한 채 4주 만에 종영했다.
기존 MBC 간판 토크쇼들의 상황도 좋지 않다.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는 두 MC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것을 바꾸는 전면개편을 시도할 만큼 시청률 슬럼프에 빠져있고, MBC '황금어장'도 '무릎팍도사'와 '라디오스타'가 함께 20%대의 시청률을 이끌던 때와 비교하면 12일 방송이 기록한 8.7%(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전국기준)의 시청률은 초라하게 보인다.
MBC가 부진에 빠져있는 사이 경쟁사들은 발 빠르게 토크쇼 라인업을 재정비했다. SBS '힐링캠프'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유명 인사들을 연이어 출연시키며 과거 '무릎팍도사'가 가지고 있던 토크쇼의 파급력을 가져왔다. KBS 2TV '김승우의 승승장구'도 초기의 불안감을 떨쳐내고 안정적인 영역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SBS '강심장'과 KBS 2TV '해피투게더3'도 집단토크쇼 포맷으로 그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반격에 나서는 MBC가 새 토크쇼의 MC로 선택한 건 신동엽이다. 앞서 동시간대 토크쇼를 이끌었던 주병진과 정보석에게 아쉬웠던 점은 MC로서의 방송 감각이었다. 12년 간 방송을 떠나있던 주병진과 지난 해 케이블채널 MBC에브리원에서 '정보석의 청담동 새벽 한 시'를 약 2개월간 진행한 것이 MC 경력의 전부였던 정보석에게는 토크쇼 MC로서의 안정감을 찾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고, 저조한 시청률은 그만큼의 시간을 보장해주지 못했다.
반면 신동엽은 KBS 2TV '해피투게더'와 SBS '신동엽 김원희의 헤이헤이헤이'부터 최근 SBS '강심장‘과 KBS 2TV ’안녕하세요‘까지 지속적으로 토크쇼의 MC를 맡아왔다. 다른 어떤 형식의 예능프로그램보다 진행자의 기량이 큰 영향을 끼치는 토크쇼에서 꾸준히 MC로서의 감각을 유지해 온 신동엽은 동시간대 전임 MC들에 비해 프로그램에 빠른 안정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엽이 지난 4월부터 SBS '강심장'의 MC를 이어받아 프로그램의 위기를 극복한 과정도 ‘게스트하우스’에 기대감을 더하는 이유 중 하나다. '강심장'이 프로그램의 개국공신인 방송인 강호동에 이어 가수 이승기까지 하차하며 위기를 맞이했을 때 일부 시청자들은 강호동과 스타일이 다른 진행자인 신동엽과 검증되지 않은 진행자 이동욱를 새 진행자로 기용한 것에 의아한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약 5개월이 지난 지금 '강심장'은 전임 MC들과 다른 신동엽과 이동욱의 색깔이 녹아있는 프로그램으로 변모했다.
'강심장'에서 신동엽은 자신 또한 게스트의 한 사람이 된 것처럼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며 게스트의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모습을 보인다. 또 게스트가 말하는 에피소드에는 신동엽이 자신의 경험이나 특유의 '19금 개그'를 덧붙여 토크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전 진행자 강호동이 철저히 진행자의 입장에서 게스트의 이야기를 이끌어냈던 것과 비교해 신동엽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차별화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노련한 신동엽의 진행을 바탕으로 이동욱도 점차 프로그램에 적응해 나가며 예능 블루칩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프로그램에 새로운 색깔을 입힌 과정은 신동엽의 이름을 내걸고 새롭게 출발하는 '게스트하우스'에도 좋은 교훈이 될 것이다.
신동엽하면 연관 검색어처럼 따라오는 '19금 개그'도 새 토크쇼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소다. '신동엽 김원희의 헤이헤이헤이'에서 선보인 변태 연기로부터 확실한 웃음카드로 증명된 신동엽의 '19금 개그'는 네티즌이 '신동엽 플레이어'라는 이름으로 모음 영상을 제작할만큼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 2011년 6월 28일 방송된 '안녕하세요'에서 남자친구를 사귀는 딸 걱정에 엄격한 통금시간을 정한 한 어머니에게 신동엽은 "어머님이 걱정하시는 그런 행동은 낮에도 할 수 있다"고 말해 현장을 찾은 방청객들에게 큰 호응과 박수를 받았다. "지상파 방송에서 저런 말을 할 수 있다니"라는 놀라움과 예상치 못한 표현이 만드는 웃음을 함께 제공하는 신동엽의 '19금 개그'는 이렇게 절묘한 수위조절과 표현능력을 바탕으로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신동엽만의 무기로 자리 잡았다. 첫 회에 출연하는 배우 전도연을 시작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찾을 게스트들과의 대화 속에서 신동엽만의 ’19금 개그‘가 어떻게 녹아들어갈지 지켜보는 것도 프로그램을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신동엽은 최근 SBS '동물농장', '강심장',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안녕하세요'에 이어 '게스트하우스‘의 MC까지 지상파에서만 5개의 프로그램을 맡으며 또 한 번의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절정의 감각을 찾은 신동엽이 만들어 나갈 ‘게스트하우스’가 MBC 토크쇼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게스트하우스'는 오는 20일 밤 11시 15분에 첫 방송된다.
[MBC '신동엽의 게스트하우스' MC를 맡은 개그맨 신동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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