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2009년 삼성에서는 두 명이나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바로 신명철과 강봉규가 그 주인공. 신명철은 20홈런-21도루, 강봉규는 정확히 20홈런-20도루를 맞췄다. 그러나 이 두 선수 이후 지금껏 20-20 클럽에 가입한 선수가 없어 명맥을 잇지 못하고 있다.
올해 그 가능성이 보인다. 이번에도 2009년 삼성처럼 한 팀에서 두 선수가 기록 달성에 나선다.
넥센의 중심타선을 책임지고 있는 강정호와 박병호는 20-20 클럽 가시권에 들어섰다.
올 시즌 홈런, 타점 부문 1위에 랭크돼 있는 박병호는 지난달 1일 문학 SK전에서 1경기 3홈런이라 괴력을 뽐내며 데뷔 첫 20홈런을 돌파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그의 도루 개수는 10개였다. 86경기 동안 도루 10개를 했으니 20도루는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후 32경기에서 도루 6개를 추가해 4개만 더하면 20-20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눈에 띄는 점은 박병호의 포지션이 1루수라는 것이다. 1루수는 거포의 포지션으로 인식돼 있는 만큼 '호타'는 보장해도 '준족'을 찾긴 어렵다. 따라서 1루수의 20-20 클럽 가입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역대 프로야구 사상 역대 최초로 20-20 클럽 가입에 이름을 남긴 선수는 김성한이었다. 1988년 사상 첫 30홈런 타자로 신화를 창조한 김성한은 1989년 26홈런-32도루를 기록하며 또 한번 새로운 역사를 썼다. 당시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그의 차지였다. 김성한 이후 1루수가 20-20 클럽에 가입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현역 시절 1루수가 주 포지션이었던 장종훈은 1991년 35홈런 21도루를 기록하며 20-20 클럽에 가입했지만 당시 그는 지명타자 골든글러브 수상자였다.
박병호가 김성한의 뒤를 쫓듯 강정호는 이종범의 명맥을 잇는데 도전한다. 20-20 클럽 가입에 도루 2개 만을 남겨두고 있는 그다.
이종범은 1996년 25홈런 57도루를 올리며 사상 첫 유격수 20-20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 이종범은 1997년 30홈런 64도루를 기록, 1996년 박재홍에 이어 역대 2번째 30-30 클럽 가입과 함께 전무후무한 '30홈런-60도루'를 달성했다. 일본 진출과 국내 복귀를 거치며 2003년 20홈런-50도루를 기록, 20-20 클럽에 재가입했지만 이미 외야수로 전향한 뒤였다.
'유격수 20-20'은 이종범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따라서 강정호의 달성 여부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과연 박병호가 김성한, 강정호가 이종범의 명맥을 이어 갈 수 있을까. 이들이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한 호타준족의 상징인 20-20 클럽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에 도전하는 강정호(사진 위)와 박병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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