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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의사는 신이 아니다'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 20회에선 신이 아니고서는 넘을 수 없는 벽에 맞닥뜨린 의사이자 평범한 인간인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해운대 세중병원으로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가 실려왔지만, 먼저 실려간 병원에서 세중병원으로의 이송이 늦어지면서 환자는 이미 위급한 상황이었다. 급히 수술실에 들어간 최인혁(이성민)과 이민우(이선균)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결국 환자의 심장은 멈춰버렸고, 두 사람은 환자의 생명을 돌이킬 수 없었다.
'골든타임' 20회에서 그려진 이 장면은 기존 의학드라마에서 그려졌던 장면들과는 달랐다. 여러 의학드라마의 주인공 의사들이 어떤 환자든 거뜬히 치료해내는 '신의(神醫)'에 가깝다면, '골든타임'의 최인혁과 이민우는 '신의'가 아니다. 의사이기에 앞서 단지 한 명의 인간일 뿐이다.
죽어가는 환자를 수술하면서 숨을 헐떡이며 초조해하고, 줄어드는 '골든타임'에 격앙된 목소리로 "아 미치겠네 진짜. 도저히 시야가 안나와"라며 조급해하던 게 최인혁이었고 그 옆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만하자"는 최인혁의 말에 무기력한 눈빛을 보내던 게 이민우였다. '골든타임'에선 '모든 환자를 살릴 수는 없다'는 명제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의사들의 고뇌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주제가 고스란히 드러난 건 수술실에서 나온 최인혁의 장면을 통해서였다. 최인혁은 환자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보호자를 찾았지만 그의 앞에 선 건 작은 꼬마 아이 둘이었다. 환자의 자녀들이었고 최인혁은 아이들의 얼굴을 번갈아본 뒤 착잡한 표정으로 "아버지가 많이 다치셨다. 아나?"라고 물었으며, 아이들은 작은 목소리로 "네"라고 답했다.
이 장면에서 최인혁의 "아나?"라는 물음은 환자의 죽음을 가장 먼저 알리는 의사의 숙명을 그리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환자를 끝내 살리지 못해 죽음을 통보할 수 밖에 없는, 그래서 자신의 무기력함을 인정해야만 하는 스스로를 향한 외침이기도 했다.
최인혁은 그의 제자인 이민우에게 "의사가 모든 환자를 다 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사망까지. 사망진단서 떼어주는 것까지. 필요하면 보험서류 만들어주는 것까지. 그리고 유가족에게 정중하게 대해주는 것까지. 모두 의사가 해야할 일이다"라고 알려줬다.
결국 '골든타임' 20회에서 말한 건 '의사는 신이 아니다' 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최인혁과 이민우를 통해 의사가 비록 신은 아니지만, 인간으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중요한 깨달음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의 배우 이성민(위)과 이선균.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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