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죠.”
18일 부산 경기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7회초 SK 조인성의 안타 때 김강민이 홈을 쇄도하면서 롯데 포수 강민호와 정면 충돌한 것이다. 강민호는 머리를 그라운드에 찧었고, 허리 부근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강민도 적지 않은 충격을 입었다.
홈 충돌. 포수와 주자는 어쩔 수 없이 부딪쳐야 한다. 포수는 어떻게든 몸으로라도 상대 주자의 득점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다. 주자도 그런 포수를 어설프게 피하다가 오히려 크게 다친다. 차라리 포수와 충돌하는 게 낫다. 우리나라도 이런 흐름에 서서히 동조하는 분위기다.
19일 사직구장. 경기 전 롯데 양승호 감독이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중 갑자기 이광근 수석코치와 김강민이 양 감독을 찾아왔다. 이 수석과 김강민은 양 감독에게 고개를 숙이며 전날 벌어진 일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강민호의 쾌유를 빌었다. 그러자 양 감독은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다. 그에 앞서 강민호와 김강민은 전날 밤 전화통화를 통해 서로를 위로했다는 후문이다.
부상 정도는 강민호가 심하다. 두통과 목 통증, 허리 통증까지 겹쳤다. CT 촬영을 했으나 1주일 정도는 절대 휴식이 필요하다. 결국 이날 경기에 결장하고 비행기편으로 서울 원정 숙소로 갔다. 롯데는 20일 목동 넥센전, 21일 잠실 LG전 등 서울 2연전이 준비됐다. 양 감독은 “당분간 민호가 뛰기 어렵다”라고 했다. 이날 선발 포수로도 용덕한이 9번 타자로 나섰다.
강민호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중에 TV로 화면을 봤는데 강민이형이 내가 머리를 찧는 걸 보고 잡아주려고 하더라. 솔직히 감동 받았다. 오해할 것도 없고 누구의 잘못도 없다. 어제 전화통화도 했다. 강민이 형도 안 아팠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김강민도 강민호보단 덜 하지만, 후유증이 있다. “그 상황에선 피할 수도 없다. 민호가 많이 다친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했다. 이어 “어제 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뒤척였다”라고 했다. 이만수 SK 감독은 “일단 오늘 강민이는 아파서 결장한다. 쉬어야 한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SK는 이날 조동화를 2번타자와 중견수, 임훈을 9번타자와 우익수로 내세운다.
이로써 김강민과 강민호의 충돌 사건은 일단락이 됐다. 당사자들이 서로 진심으로 이해를 해주고 걱정을 하니 훈훈함 그 자체였다.
[강민호(위), 김강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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