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아직도 얼떨떨해요.”
삼성이 24일 대구 롯데전서 9회말 박한이의 끝내기 2타점 우중간 끝내기 2루타로 승리했다. 시즌 막판이 돼서야 8개 구단 중 가장 늦게 끝내기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그래서인지 삼성 선수들은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인 박한이에게 더욱 열정적인(?) 세레모니를 했다. 하루가 지난 25일 대구 KIA전을 앞두고 만난 박한이는 “아직도 얼떨떨해요”라고 했다.
2가지 의미가 함축됐다. 하나는 정말 끝내기 안타를 친 게 꿈만 같다는 것. “3볼에서 히팅 사인이 나왔다. 몸쪽에 너무 깊숙하게 들어와서 도저히 칠 수가 없었다. 그래도 3볼까지 잘 골라냈기 때문에 끝내기 안타를 쳤다”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당시 무사 만루 상황에서 흔들리던 롯데 마무리 김사율에게 특유의 선구안을 발휘해 유리한 볼카운트를 유도했다. 박한이는 “운좋게 끝내기 안타가 됐다. 집에 가니까 와이프도 좋아 죽더라”라고 웃었다.
사실 박한이는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다. 한때 3할 2~3푼을 오르내리던 타율이 현재 0.306이다. “땀이 많다. 7~8월에 헤맨다. 체력적으로 힘들더라”고 토로한 그는 “내년에는 감독님과의 내기 수위를 조절해야 할 것 같다”라고 웃었다. 시즌 막판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박한이와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내기를 했다. 박한이의 타율이 0.330을 넘을 경우 류 감독이 박한이에게 500만원을 줘야 한다. 그런데 0.300에서 0.330 사이면 200만원만 준다. 0.270에서 0.300 사이일 경우 없던 일이 되고, 0.270 아래로 떨어지면 오히려 박한이가 류 감독에게 500만원을 줘야 한다. 지금 페이스라면 박한이가 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그는 “3할 3푼은 힘들다. 그래도 어제 끝내기 안타를 계기로 타격감이 살아났으면 좋겠다”라고 웃었다.
박한이의 기분이 얼떨떨한 두번째 이유는 세레모니를 할 때 구타(?)를 심하게 당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올 시즌 첫 끝내기 안타였기 때문에 삼성 선수들의 세레모니 강도는 더욱 심했다고 한다. 지나가던 이승엽은 “잘못하다가 발목이 부러질 뻔했다”라고 웃었다. 처음엔 선수들이 박한이의 얼굴과 머리에 음료수와 물을 붓고, 유니폼 속에 얼음 덩어리들을 집어넣더니 이후 어마어마한 구타를 했다고 한다.
박한이는 “귀에 커다란 얼음이 들어가서 들리지가 않더라. 억지로 빼고 나니 얼음이 크더라. 얼굴도 누가 정통으로 때렸고 다리도 걷어찼다. 범인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해 기자들을 폭소에 빠뜨렸다. 이어 “아마 때린 선수들만 알 거다. 다음에는 나도 안 봐줄 것이다”라며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박한이에게 24일 끝내기 안타는 분명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의 끝내기 안타는 통산 4호였다.
[박한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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