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전주 안경남 기자] 최강희 감독(53)은 부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동국(33)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동국은 26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3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선 이동국은 2골을 터트리며 전북의 3-1 완승을 이끌었다. 이동국은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오히려 대표팀에서 제외된 것이 동기부여가 됐다”며 웃었다.
최강희 감독은 같은 날 오전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이란 원정에 나설 명단을 발표했다. 이동국의 이름은 없었다.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은 여름을 기점으로 K리그서 문제점을 보였다”며 올 시즌 많은 경기를 뛰는 바람에 경기력이 저하됐다며 이동국을 제외시킨 이유를 밝혔다.
이동국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제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국은 최강희 감독 부임 이후 ‘황태자’라 불리며 대표팀의 원톱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11일 치른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도 이동국은 90분을 뛰며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의 활약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우즈벡전을 마친 뒤 이동국을 다음 이란전에선 제외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했다.
최강희 감독이 ‘애제자’ 이동국을 제외한 것은 일종의 분위기 쇄신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박주영(셀타 비고) 손흥민(함부르크) 등 해외파 공격수들의 맹활약도 한 몫을 했다. 미래 보단 현재가 중요한 최강희 감독이다. 당장 최고의 플레이를 펼칠 선수가 필요하다. 체력 저하로 하락세를 보인 이동국을 제외하고 박주영, 손흥민 등을 발탁한 이유다.
실제로 최강희 감독은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상대에 따라 전술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다시 뽑겠다”며 언제든지 재발탁할 수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러한 최강희 감독의 마음을 안 것일까. 이동국은 이란 원정 명단 발표 후 열린 수원전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공격지역을 부지런히 누비며 2골을 터트렸다.
이동국은 “이번 탈락이 (최강희) 감독님께 누가 될까 걱정이다. 내 자신을 한 번 더 되돌아보는 충전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모든 선수에게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 경쟁을 통해 대표팀에 다시 이름을 올리겠다”며 “오랜 경험을 통해 이러한 시련을 이기는 힘을 얻었다”며 힘주어 말했다.
‘사자왕’ 이동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모두가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지만, 그는 오히려 담담했다. 겨우 한 경기 제외됐을 뿐이다. 그의 말처럼 재충전할 시간을 갖게 됐다. K리그 통산 132호골을 기록 중인 이동국의 포효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동국. 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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