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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가수 김장훈은 1년 365일 바쁘다. ‘공연킹’ 김장훈은 본업인 가수로 내달 발표될 정규 10집 앨범을 준비 중이며 최근 할리우드 셀러브리티 패리스 힐튼과의 뮤직비디오 제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기부 천사’ 김장훈은 다양한 사회 활동과 함께 100억대가 넘는 기부사업을 펼치고 있고, ‘독도 지킴이’ 김장훈은 지난 8월 광복절을 맞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배우 송일국, 한체대 학생들과 함께 수영으로 독도를 횡단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독도 랜드 및 재단 설립도 추진 중이다.
김장훈이란 이름으로 그는 참 많은 것을 한다. 이에 가끔 공황장애와 함께 몸이 고장난 신호를 보내주기도 하지만 걱정도 잠시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 훌훌 털고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 하는 이가 김장훈이다. 하지만 혼자하기는 벅찰 것 같은 수많은 일들을 해내고 있는 그라고 어찌 힘들지 않겠는가?
“힘들 때는 그냥 힘든 채로 간다”
김장훈은 최근 마이데일리와 진행한 추석 특집 인터뷰에서 “힘들 땐 힘들어한다. 그냥 힘든 채로 간다. 어느 날은 힘들고 안 힘든 날도 있고 그런거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누군가에게 기대기도 하냐’고 묻자 “기댈 수 있는 곳은 진짜 웃긴 얘기일 수도 있지만 관객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가족을 이루고 싶은 생각은 없냐’는 물음에는 오히려 부담이 될 것 같단다.
“인류애의 의미를 알 것 같다. 먼 얘기 같지만 가족이란 단위를 생각할 때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이런 틀로 만들어진 관계도 가족이 맞지만 나는 누구와도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길 가던 사람과도 가족처럼 살 수 있다고 믿는다. 어떤 제도적인 틀 속에서 의무적으로 가족을 꾸리고 싶은 생각도, 남들이 추구하는 가족에 대한 열망도 없다.”
이에 그는 공식적으로 싱글이다. 혼자서 수많은 일을 하고 주변에 사람이 끊이지 않는 그지만 가끔은 외로움도 찾아올 터.
“여자를 만나서 기대질 수도 있을까? 여자는 내게 미안한 말이지만 짐이다. 물론 내 일을 이해해주고 같이 해줄 여자? 있을거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만약 내가 결혼을 한다면 내 아내는 독립군의 아내가 될 것이다. 원래 독립군들의 아내와 자녀들은 정말 힘들었을 것 같지 않나? 독립군의 자녀면 아버지는 만주벌판에 가 계시고 어머니는 삯바느질 하며 살아야 되고 말만 멋있지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내 아내도 마찬가지. 남편이 독도 지키는 사람이고 딱 봐서는 정말 좋아보이는 데 내 눈 앞에 현실의 남편은 외국에 가 있고 독도에 팔려있고 뭔가를 늘 하고 있고 관객들에게 기대고 있고. 그런 내 아내는 얼마나 외로울까? 그래서 난 결혼하면 죄짓는 기분이다.”
“공황장애, 쇼라고 해도 좋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을 가장 존경한다는 김장훈은 때로는 독립군같은 외로운 삶이지만 오늘도 달린다. 누군가에게는 선망의 대상으로, 연예인의 신분을 지닌 자로서 이에 대한 사회적 책무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이를 가장 크게 느꼈던 계기는 2010년 행복전도사 故 최윤희씨의 자살이었다.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달했던 이가 투병 끝에 남편과 함께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마감했을 때 느끼는 충격은 그에게 더 배로 다가왔다.
“만약 가열차게 살아온 김장훈이 자살을 한다면 더 데미지가 있을 것이다. 마치 행복전도사의 자살이 더 충격이듯이. 당시 그 분이 떠나고 한 달 정도는 방황했던 것 같다. 너무 크게 와 닿았다. 그 분과 같이 방송도 했던 기억이 나는데 누구나 죽으면 슬프지만 그렇게 정말 희망을 주는 사람마저 떠나는 세상에 내가 과연 뭘까 싶은 생각이 들었고 진짜 공황장애가 오더라. 그리고 누군가는 나를 그런 행복전도사 같은 느낌으로 바라볼 텐데.. 기부를 하고 잘 살아야 되고 이런 부담은 사실 놀랄만큼 없다. 나를 가식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공황장애 쇼 아니야?’라는 등의 말을 하는 것도 상관없다. 단 진짜로 나를 위하고 알아주는 사람들에게만큼은 실망시켜 주고 싶지 않다. 또 내가 나이를 먹고 늙어도 나를 아직도 연예인으로 생각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나는 그들을 설레게 할 의무가 있고 이는 연예인으로서 예의라고 생각한다. 나를 믿어주는 이들에게는 그런 여러 사명감 같은 것이 생긴다.”(인터뷰②로)
[김장훈. 사진 = 공연세상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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