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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추석연휴 첫 날 46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 누적관객 450만을 모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는 수묵화 같은 먹먹한 느낌의 여인들이 등장한다.
실제로도 비운의 삶을 살다간 광해의 여자, 중전 역의 한효주와 하선이 신임했던 궁녀, 사월 역의 심은경이 이들이다.
실제 인물인 조선의 15대왕 광해(이병헌)와 똑 닮은 천민 하선이 15일간 왕좌에 앉아 궁궐을 호령했다는 내용의 픽션사극인 영화 '광해'는 색채감을 최대한 배제해 궁궐의 음산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이는 궁궐 속 여인들의 화장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한효주와 심은경은 영화 속 인물들의 있는 듯 없는 듯 비극적인 운명을 표현하기 위해 색조화장을 피하고 최소한의 화장과 피부표현만으로 비운의 여인들을 연기해냈다.
'광해'의 분장을 담당한 조태희 실장은 30일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추창민 감독님 자체가 작품 속에서 노메이크업을 선호하는 타입이다. 그러나 여배우들은 대게 노메이크업을 부담스러워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한)효주 씨도 (심)은경 씨도 감독님과 의견을 같이해 과감하게 생얼에 가까운 메이크업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조 실장은 "결국 이들의 메이크업이 기존 사극과의 차별성이 되기도 했다"며 "두 여배우 모두 기초화장에 피부톤만 살릴 정도의 피부결 표현을 한 뒤, 아이라인과 마스카라도 최소한만 했다. 투명 마스카라만 살짝 한 것이라 육안으로 봐도 거의 노메이크업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 한 신은 색조화장이 들어갔는데 바로 중전이 하선을 찾아가 '합방'을 통해 진짜 광해가 맞는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신이었다. 조 실장은 "딱 그 장면만 메이크업을 넣었다. 눈매를 매서워보이게 표현하기 위해 아이라인을 더 강하게 한 정도다"라고 말했다.
조태희 실장은 "보통 생얼에 가까운 메이크업은 배우들이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런 점에서 전혀 갈등이 없었다. 아마도 효주 씨는 지금까지의 작품 중 가장 약한 메이크업을 했을 것이고 은경 씨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 두 여배우 모두 메이크업에는 전혀 개의치 않고 캐릭터 표현에만 열을 올려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은 느낌의 궁의 여인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조태희 분장실장은 드라마 '명성왕후', '태양인 이제마', '장희빈'을 비롯,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평양성' '최종병기 활' 등의 분장팀원을 거쳐 최근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메인으로 참여했다. 주로 사극 분장을 전문적으로 해오고 있다.
[심은경(왼)과 한효주. 사진=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스틸]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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