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무임승차는 없었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이 한국 무대 복귀 첫 해 정규시즌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승엽의 소속팀 삼성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LG와의 경기에서 9-3으로 승리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그리고 주역 중 한 명에는 이승엽이 당당히 자리하고 있었다.
▲ 이승엽, 복귀 당시만 해도 '기대 반, 우려 반'
이승엽은 올시즌을 앞두고 국내 프로야구로 돌아왔다. 2003시즌을 끝으로 일본으로 떠난 이후 9년 만의 한국 무대 복귀였다. '국민타자'란 애칭에서 보듯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인 이승엽이지만 복귀에 대한 시각은 기대 반, 우려 반이 사실이었다.
이승엽은 한국 무대를 떠나기 직전 시즌인 2003년, 56개의 홈런을 때리며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같은 모습을 재현하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무엇보다 10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당시만 해도 프로야구 선수로서 최전성기를 달리는 나이였지만 이제는 어느덧 30대 후반의 나이가 됐기 때문이다. 소속팀 류중일 감독 역시 그에게 아주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듯한 뉘앙스를 몇 차례 내비치기도 했다.
더욱이 이승엽의 포지션인 1루수 자리에는 수준급 선수들이 여러명 포진하고 있었다. 채태인과 조영훈은 이승엽과 같은 좌타자였으며 박석민 또한 언제든지 1루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때문에 이승엽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보이는 시각도 있었다.
▲ 이승엽 없었더라도 우승 가능했을까
올시즌에 앞서 삼성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 꼽혔다. 물론 이는 이승엽이 없었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해 우승팀으로서 전력공백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 또한 예상과 같이 나왔다. 하지만 그가 없었다면 2년 연속 정규시즌 정상에 오를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이승엽은 경기 내외적으로 팀에 커다란 공헌을 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일단 겉으로 드러난 성적도 '이승엽'이란 이름에 결코 부끄럽지 않다. 타율 .307(6위) 21홈런(5위) 85타점(3위) 등 타격 전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후배들의 경기력 향상을 도왔다. 선수들 역시 "이승엽이 우승 원동력이다"라고 손가락을 추켜 세웠다.
더욱이 지난해까지 주전 1루수였던 채태인이 지난해에 이어 올시즌에도 부침을 겪으며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으며 지난해 타선을 이끌었던 최형우가 시즌 중반까지 부진했기에 이승엽의 활약은 더욱 돋보일 수 밖에 없었다.
복귀 첫 해 팀의 정규시즌 우승을 맛 본 이승엽의 무임승차는 없었다. 그는 자신의 역량을 100% 발휘하며 팀에 공헌했다. 물론 "한국시리즈가 남았으니까 그 때 기쁨을 누리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아직 한 시즌이 완벽히 끝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만약 삼성이 통합 우승을 일궈낸다면 이승엽의 무임승차는 한국시리즈에서도 역시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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