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11패, 하지만, 뜻깊은 2012시즌이다.
두산 이용찬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쳤다. 이용찬은 3일 대구 두산전서 6이닝 7피안타 3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11패(10승)째를 떠안았다. 그러나 투구 내용은 준수했다. 데뷔 첫 10승 고지에 오른 이용찬은 8월 19일 잠실 삼성전 2⅔이닝 12피안타 7실점 악몽에서도 벗어났고, 자신감을 갖고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이날 투구수는 92개에 불과했으나 김진욱 감독은 이용찬이 8일부터 시작되는 준플레이오프의 주축 선발투수이기에 무리를 시킬 이유가 없었다.
이용찬은 올 시즌 구원왕에서 ‘선발왕’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뚝 떨어지는 변화구와 묵직한 직구의 위력에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짧은 이닝 전력 투구가 아닌 긴 이닝을 끌고 가는 요령, 선발 투수로서의 경기운영능력에 대해 스스로 깨닫는 2012년이 됐다. 시즌 중반 이후 타선의 지원 미비로 승수 쌓기가 더뎠으나 9월 11일 부산 롯데전서 11탈삼진 완봉승을 따내며 잊지 못할 10승을 따냈다.
이날 상대한 삼성 타선은 이승엽과 박석민이 제외된 사실상 1.5군급 타선. 오히려 긴장이 풀릴 수도 있었으나 집중력 있게 승부했다. 1회말 배영섭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정형식을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해 위기를 원천봉쇄했고, 2회말엔 최형우에게 2루타를 맞은 뒤 1사 3루 위기에서 강봉규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았으나 후속 조동찬을 뜬공 처리하며 대량실점을 피했다.
3회말엔 1사 후 김상수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배영섭과 정형식을 연이어 범타와 삼진으로 처리했고, 4회말엔 선두타자 박한이에게 3루타를 맞은 뒤 최형우의 2루 땅볼에 1실점을 했다. 하지만, 실점을 아웃카운트와 맞바꾸며 대량실점을 피했다. 진갑용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강봉구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조동찬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5회말에도 손주인에게 안타를 맞은 뒤 김상수를 삼진, 배영섭을 3루수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6회말엔 정형식에게 2루타를 내준 뒤 최형우에게 볼넷을 내주는 동시에 정형식에게 3루 도루를 허용해 1사 1,3루 위기를 맞이했으나 신명철에게 내야안타로 1실점한 뒤 강봉규를 볼넷으로 출루시켰음에도 이정식과 손주인을 연이어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는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다. 대량실점의 위기를 여러 차례 겪었으나 끝내 퀄리티 스타트를 해냈다. 올 시즌 이용찬의 달라진 경기운영능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용찬은 총 92개의 볼을 던져 최고구속 145km의 직구를 46개 뿌렸다. 스트라이크는 33개였다. 변화구는 썩 좋지 않았다. 커브를 22개 던졌으나 9개만 스트라이크가 됐고 체인지업도 19개 중 9개만 스트라이크였다. 구속은 커브가 119km까지, 체인지업이 127km까지 나오며 완급조절이 됐으나 삼성 타자들이 잘 말려들지 않았다. 그래도 삼진을 5개나 솎으며 공 자체의 위력은 뛰어났다.
이용찬은 10번의 승리와 11번의 패배로 많은 걸 배웠다. 두산뿐 아니라 장차 한국야구를 우완선발투수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제 그는 다가오는 포스트시즌서 또 한번 기량을 발휘하게 된다. 과연 선발투수로서 받을 수 있는 큰 경기에 대한 부담은 어떻게 이겨낼까. 선발진의 힘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두산으로선 이용찬의 오른 어깨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용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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