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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전세계 '강남스타일' 열풍을 못본 채 할 수 없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이 전세계를 휩쓰는 가운데서도 침묵을 지키던 일본 언론이 뒤늦게 싸이의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그 동안 일본 언론은 전세계에서 불고 있는 싸이 열풍을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유튜브에 올라간 뮤직비디오가 조회 수 2억을 넘고, 30여 개국 아이튠즈 음원 차트에서 1위, 빌보드 차트에서 11위를 기록한 시점에서도 일본 주류 언론은 철저히 침묵을 지켰다. 일부 음악 전문 인터넷 매체만이 짤막하게 보도할 뿐이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해도 한류 스타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도하던 일본 언론이 이 같이 변화한 이유는, 독도 문제 이후 생겨난 일본 언론계의 한류 보도 자제 분위기 때문이었다.
일본 언론의 이 같은 암묵적 담합은 이전부터 종종 있었지만,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세계에서 이렇게 화제가 되고 있는데도 단신으로조차 보도하지 않는 것은, 누가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었다. 그래서 트위터 상에서는, 일부 일본인 트위터리안들이 일본 언론의 이 같은 보도 행태에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런데, 일본 언론의 '강남스타일'에 대한 태도에 조금씩 변화가 보이고 있다. 일본의 일간지, 방송 등 주류 언론이 강남스타일 소식을 짧게나마 보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상, 일본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을 뿐 일본 누리꾼 사이에서 '강남스타일'의 전세계 히트 소식이 퍼지기 시작한 상황이었다. 한국을 욕하기 위한 '네타(소재)'를 찾기위해 한국 뉴스를 연이어 퍼나르는 넷우익과 외국에 거주하는 일본인, 한류팬들을 중심으로 싸이의 소식이 전해졌다. 처음에는 표절 논란까지 만들어내며 한국 가수 싸이에 거부감을 드러내던 일본의 누리꾼들이었지만, 그 중 일부는 '건담스타일' 등 패러디 동영상에 재미를 느끼며 호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전세계적인 강남스타일 열풍이 더욱 확산되고 싸이가 미국 NBC의 주요 간판프로그램에 연이어 출연하자, 일본의 주요 일간지들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3일, 산케이 신문은 LA지국장이 쓴 장문의 칼럼을 통해 전세계 강남스타일 열풍을 전했다. 이 지국장은 칼럼을 통해 "분하다"는 표현을 써가며 한국어로 된 싸이의 노래가 미국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지난달 24일 자 아사히 신문 온라인판 기사에서는 "통통한 만35세 한류가수 싸이, 세계에서 빅히트"라는 제목으로 싸이 열풍을 소개했다.
이후 '강남스타일'이 UK 싱글차트 1위, 빌보드 HOT100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더 이상 보도를 안 할 수 없었던지, 지난 1일부터 일본의 각 지상파 방송사가 싸이의 활약상을 처음으로 전했다.
일본 지상파 민영방송 TBS는 1일, 약 50초 가량에 걸쳐 "살짝 통통하면서 경쾌한 춤을 추는 케이팝 아티스트 싸이가 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인 가수 최초로 UK차트 1위를 기록하고 동영상 조회수만 3억 회가 넘는다"라며 전세계적 강남스타일 열풍을 전했다. 후지TV 또한 2일, 강남스타일 소식을 짧막하게 전했고, 3일에는 서울에서 열린 강남스타일 댄스대회 소식을 전했다.
니혼TV는 아예 특집으로 강남스타일 열풍을 조명했다. 니혼TV의 간판 정보프로그램 '미야네야'는 싸이의 이력부터 강남스타일이 인기를 끌게 된 이유, 강남스타일이 전세계에서 얼마나 큰 화제가 되고 있는지를 십여 분간 상세히 전했다. 일본 방송사가 강남스타일 열풍을 이렇게 상세히 보도한 것은 물론 처음이다.
또한, 4일 발간된 일본 유명 여성지 '여성세븐'은 "데뷔 12년째의 기적 - 말춤으로 설마했던 대히트"라는 타이틀로 싸이의 전세계적 흥행소식을 전했다. 올컬러 전면 사진까지 게재하며 꽤 심도 있게 싸이에 관해 전하고 있는데, 과연 한류소식을 오래동안 다뤄온 여성지라서인지, 지금까지 나온 여타 일본 매체의 분석보다 더 정확하다.
이 매체는 한국 주재 저널리스트의 말을 빌어 "TV방송에서 보면, 싸이는 농담을 섞어가며 솔직히 말한다. 두뇌 회전이 매우 빠르고, 자라온 환경이 유복해서인지 품위도 있다. 바보 같은 행동을 하면서도 품격이 있는데, 그 갭이 매력적이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은 일본 내 한류 보도 자제 분위기마저 돌파해버렸다. 앞으로 강남스타일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한동안 일본에서도 싸이의 소식은 간간히 듣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 일본에도 강남스타일 열풍이 불까?
싸이의 소식이 전해지더라도, 일본에서 강남스타일 열풍이 불지는 미지수다. 세계의 유행과는 독자적인 길을 가는 게 일본 음악시장의 최근 경향이기 때문.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일렉트로닉 장르의 음악을 구사하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AKB48과 같은 미소녀 군단이 지배하는 일본 음악 시장에서 선전할지는 알 수 없다. 아직까지 디지털 음원이 타국과 같이 활성화되지 않은 일본 음악 시장에서, 음반도 내지 않은 채 반한류 분위기를 짊어지고 흥행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싸이는 이미 월드 챔피언이다. 무려 10개국의 공식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이튠즈 차트에서는 37개국에서 차트 1위를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굳이 일본 시장에 구애될 필요는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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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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