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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배선영 기자] 때로는 사실 그 자체가 굴곡진 드라마다. 불과 30년전 우리에게 일어났던 일을 망각해버리고만 현실은 극적이면서 어리석은 드라마였다.
'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의 차기작 '남영동1985'가 제 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베일을 벗었다.
6일 오전 제 1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 CGV 센텀시티에서 영화 '남영동 1985'의 시사회가 진행됐다. '부러진 화살'을 통해 현실에 대한 디테일한 폭로로 우리를 놀래킨 정지영 감독의 올해 두 번째 영화는 사실적이었으며 참혹했다.
'남영동1985'는 군부 독재가 기승을 부리던 80년대를 배경으로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인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자전적 수기 '남영동'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당한 김근태 상임고문의 22일간의 기록을 일자별로 섬세하게 담아냈다.
디테일한 묘사는 무엇보다 배우 박원상, 이경영을 비롯한 여러 주조연 배우들의 활약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특히 김근태 상임고문을 본딴 김종태를 연기한 박원상은 온 몸으로 고문 피해자의 참혹함을 표현했다. 고문의 강도는 영화가 진행될수록 높아졌는데, 물고문, 전기고문, 고추가루 고문에 회음부가 터지고 하혈을 하는 등 온갖 종류의 고문은 실제 있었다 하더라도 인간으로서 표현해내기 어려운 수위였다.
박원상은 러닝타임 대부분 헐벗은 나체로 등장해 징글징글한 투혼을 보여줬다. 덕분에 우리 역사의 암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고문기술자 이두한의 지독함은 상상을 초월하는데, 이경영의 연기도 한 몫했다.
고문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는 정지영 감독이 사회적 책무에 충실한 감독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증명, 사회적·정치적 파장을 예고했다. 더불어 드라이하면서 디테일한 묘사 방식이 관객으로 하여금 인간 본연에 감춰진 '가학'에 대한 욕구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남영동 1985'은 오는 11월 개봉된다.
['남영동 1985' 스틸컷.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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