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킬러들만 믿는다.
드디어 가을잔치의 서막이 열린다. 8일 오후 6시 두산과 롯데가 잠실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갖는다. 객관적인 전력차는 거의 없다. 정규시즌 19차례 맞대결서 누가 더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했는지 살펴볼 수밖에 없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엄연히 다르다. 그래도 정규시즌 전적을 무시할 수는 없다. 정규시즌 때 좋은 기억이 있는 선수가 큰 경기도 홀가분하게 나서는 법이다.
▲ 똘똘한 투수들이 지배한 정규시즌 맞대결
두 팀은 정규시즌 19경기서 10승 8패 1무로 두산이 근소 우세했다. 투고타저였다. 올 시즌 팀 타율 0.260의 두산은 롯데전서 0.240에 불과했다. 대신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3.58에 비해 롯데전 평균자책점은 2.49로 확 떨어졌다. 올 시즌 팀 타율 0.263의 롯데도 두산전서 0.232에 불과했으나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3.48에 비해 두산전 평균자책점은 3.19로 떨어졌다. 두산이 스텟상 근소 우위를 보였다. 물론 단기전 결과를 단정할 정도의 차이는 아니다.
두산은 후반기 좋은 활약을 펼친 노경은이 롯데전서 6경기 2승 평균자책점 1.90에 불과하다. 1차전 선발 더스틴 니퍼트도 5경기서 2완투 포함 3승 1패 평균자책점 2.13이다. 이용찬도 3경기 2완투 1완봉 포함 1승 1패 평균자책점 1.07에 불과하다. 1~3선발이 모두 롯데전에 강했다. 올 시즌 전체 성적보다 롯데전 기록이 좋은 롯데 킬러들이다. 롯데도 두산 선발진만큼은 아니지만, 사도스키가 1승 평균자책점 2.18, 송승준이 1승 2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강했다.
불펜에서도 킬러들은 있었다. 두산은 홍상삼이 10경기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0.68로 짠물 투구를 했고 김승회도 4경기 1패에 평균자책점 2.63으로 괜찮은 피칭을 했다. 이들은 이닝을 길게 소화할 수도 있기에 두산으로선 고무적인 대목이다. 롯데도 김성배가 10경기서 평균자책점 1.23, 최대성도 11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 킬러들의 결론은 결정타 싸움
확실히 킬러 투수가 많았다. 결국 타자들에게 시선이 옮겨진다. 단기전 박빙 승부서의 한 방은 결정적이다. 분위기를 몰고 갈 수 있다. 특히 그 주인공이 타자에 강한 투수라면 상대가 받는 데미지는 더더욱 크다. 투고타저 양상 속에서도 두산은 오재원이 롯데전 타율 0.300을 기록했다. 이종욱도 타율 0.296 10타점을 올려다. 김현수도 타율 0.292에 9타점이다. 이들은 6일 미디어데이에서 키플레이어, 혹은 롯데가 미쳐주길 바라지 않는 선수로 지목된 바 있다.
롯데는 두산전 10경기 이상 출전한 타자 중 두산전 3할타자가 한명도 없었다. 대신 홍성흔이 타율 0.283에 3홈런 13타점, 박종윤이 타율 0.273에 2홈런 12타점으로 결정력을 선보였다. 홍성흔 역시 두산 김진욱 감독에게 미치지 않았으면 하는 상대 선수로 지목됐다. 감독과 선수들에게 상대 킬러들이 고스란히 이미지가 저장돼있음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다만 이종욱은 시즌 막판 발목 부상을 입었고, 박종윤도 자신의 타구에 얼굴을 맞아 시즌 막판 SK와의 원정 2연전서 돌아왔다. 컨디션 조절이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 혹여 후유증이 있다면 킬러로서의 역할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
두산과 롯데는 킬러들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고, 상대 킬러에 대한 의식을 많이 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그러다 허에 찔릴 수 있다는 것. 정규시즌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선수가 갑작스럽게 활약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킬러들에게 기대는 하되, 그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게 단기전의 묘미다.
[올 시즌 상대전적서 좋은 기록을 남긴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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