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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배선영 기자] 유명 만화가이자 '이웃사람',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 영화들의 원작자로도 유명한 강풀 작가가 현재 촬영 중인 영화 '26년'에 대한 애잔함을 드러냈다.
강풀 작가는 7일 부산을 찾아 8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에서 열린 아시안영상정책포럼 '만화가 강풀에게 듣는다-만화와 영화사이'에 참석했다.
강 작가는 "부산영화제를 할 때마다 연재 시기와 겹쳐 못 왔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시간도 나고 가족여행 겸 왔다"라며 "영화제이다 보니 원작자로서 영화화 됐을 때의 이야기들을 강연을 통해 했다"고 말했다.
강풀 작가는 "원작자로서 영화화된 작품을 보는데 있어 객관적일 수 없다. 남들은 어떤 부분이 아쉽다 혹은 좋다라고 말해주는데 나는 마냥 좋다. 매번 선물을 받는 느낌이다. 그렇게 고생하셔서 내 만화를 영화로 만들어주시는 구나 하는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또 강풀 작가는 "영화화에 앞서 감독님께는 독자분들이 어떤 부분을 좋아했는지 정도만 강조하고 그 외에는 일절 터치하지 않는다. 어떤 감독님은 '내용이 바뀔 것 같은데 괜찮나' 물어도 보시는데 나는 '콜'이다. 예를 들어, 만화 '조명가게'는 온전히 내 것이지만 영화화된 '조명가게'는 변영주 감독님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바꾼다거나 엔딩을 변형시켜도 속상한 것은 전혀 없다"고도 말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 모든 작품들이 내 자식같은 심정이라고 말하는 강 작가는 그래도 '26년' 만큼은 각별한 듯 보였다. 현재 크랭크업을 앞두고 있는 '26년'은 투자 문제로 여러차례 불발됐지만,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제작비를 조달해 지난 7월 첫 촬영에 들어갔다. 전두환 전(前) 대통령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대선시기와 맞물려 오는 11월 29일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풀 작가는 "그러나 '26년'이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배급 문제나 상영관을 얼마나 잡을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고, 크랭크업 이후 후반 작업도 있고 하니 그 기간이 잘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라며 "모든 영화 촬영이 뜨겁겠지만, '26년'의 현장은 너무나 뜨겁더라. 타이트하게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데 배우분들의 열의가 대단하다. 여러차례 무산됐던 영화인터라 현장가서 장난을 못 치겠더라. 다들 집중도도 높다"며 촬영 현장의 풍경을 전해주기도 했다.
강풀 작가는 "영화 '화려한 휴가'가 나오고 나서 광주 518이 공론화 된 것처럼 '26년'으로 인해 또 다시 공론화되길 바란다"라면서도 "이 영화가 대선 전에 맞춰 개봉을 하게 됐지만 여러차례 무산됐고 가까스로 촬영에 들어간만큼 대선맞춤용으로 시기를 맞춘 것은 결코 아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강 작가는 "'26년'은 너무 힘들게 여기까지 왔다.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곁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다"라며 "보통은 영화화된 순간 내 손을 떠난 일이라고 생각하고 신경을 안썼는데 이 작품만큼 응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크랭크인 한다고 해도 '진짜?' 했고, 캐스팅 소식에도 마음을 못 놓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화가 극장에 걸려야 '아 진짜 영화가 나오는 구나'라며 안심할 수 있을 것같다"라고 말했다.
[강풀.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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