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유먼이 올 시즌 최고의 좌완 용병임을 입증했다.
롯데 쉐인 유먼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1-1 동점에서 내려갔기에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다. 유먼은 9월 20일 넥센전서 4이닝 1실점 패배 이후 19일만에 선발 등판했으나 정규시즌 13승 7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한 위력을 가을 잔치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유먼은 1회 다소 흔들렸다. 선두타자 이종욱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1사 2루에서 김현수에게 중전적시타를 맞았다. 선제점을 내줬다. 이어 윤석민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이원석에게 좌측 펜스를 맞는 2루타를 내줘 추가 실점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실점을 하지 않았다. 최주환을 상대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2회부턴 완전히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다. 4회 1사 후 이원석에게 던진 공이 높게 제구 돼 중전안타를 맞기 전까지 8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다. 5회에도 2사 후 김재호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후속 이종욱 타석 때 원바운드 볼이 발생했는데, 공이 멀리 튀어나가지 않았고, 포수 용덕한이 2루에서 오버런을 한 김재호를 태그 아웃시켰다. 6회에도 이종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오재원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김현수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윤석민을 3루수 라인드라이브로 돌려세웠다.
유먼은 시즌 막판 숙부상으로 미국을 다녀왔다. 친부모님 이상으로 관계가 돈독했기에 유먼의 슬픔은 상당했다는 게 롯데 관계자의 전언이었다. 시즌 막판 구단의 허락을 얻어 숙부의 장례식에 참석한 유먼은 그 참에 상태가 조금 좋지 않던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시간도 벌었다.
귀국한 유먼은 6일 인천 SK전서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깔끔한 투구였으나 이를 지켜본 양승호 감독은 우려를 드러낸 바있다. 양 감독은 “유먼이 구속이 별로 나오지 않더라. 오른쪽 발가락은 투구를 할 때 내딛는 발이다. 발가락이 아프면 투구할 때 옳게 채지를 못해 구속이 안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공을 던지기 직전 힘차게 발을 내딛어야 공도 힘있게 던질 수 있다. 하지만, 발가락이 아프면 강하게 발을 내딛을 수 없고, 공에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람이 아픈 부위에는 부지불식간에 힘을 가하지 않으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그에게 더 이상 부상 후유증, 숙부를 잃은 슬픔은 없는 듯했다. 특유의 서클체인지업의 꺾이는 각도가 예술이었다. 타자의 히팅 포인트 근처에서 뚝 떨어지자 두산 타자들이 전혀 정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날은 체인지업보다 슬라이더를 더 많이 사용하며 두산 타자들을 더욱 혼동시켰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KBS 이용철 해설위원은 “체인지업이 완벽에 가까운 폼에서 뚝 떨어졌다”라고 평가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7km로 평상시와 다를 바 없었다, 12개를 체인지업이 134km까지 형성돼 완급 조절이 제대로 됐다. 23개를 던진 슬라이더는 133km까지 나왔다.
유먼의 호투 속 롯데는 끝내 승부의 균형을 맞췄고 역전까지 일궈냈다. 경기 초반 1실점했으나 이후 추가실점을 하지 않고 두산 타선을 잠재운 덕분에 롯데 타선에 역전이 기회가 찾아왔다. 이날 유먼은 단연 롯데에서 가장 빛났다. 선발투수가 많지 않은 롯데로선 유먼이 제 실력을 회복했다는 게 플레이오프행에 1승을 남겨둔 것보다 더 큰 기쁨인지도 모른다.
[유먼.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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