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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미국 LA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랩을 공부한 H유진(33, 본명 허유진)은 가장 싸이스러운 스타일로 세계시장에서 소위 잭팟을 터뜨린 선배 가수 싸이의 성공에 대해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H유진은 최근 새 앨범 ‘맨 온 파이어(Man On Fire)’로 2년 만에 가수로 활동을 재개했다.
“많은 분들이 싸이 형님이 로또가 터지듯 운이 좋았다고도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 안한다. 데뷔 때 뵌 기억이 나는데 그때부터 참 획기적이란 생각을 했다. 당시 나는 유승준이랑 서브 래퍼로 활동할 때였는데 그때부터 싸이 형님은 자작곡을 들고 나왔고 본인만의 음악적 색깔이 확실히 있었다. ‘새’나 ‘챔피언’, 이번 ‘강남스타일’까지 싸이 형님의 성공은 한 번에 온 것이 아니라 데뷔 때부터 본인 색깔을 버리지 않고 꾸준히 한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싸이의 성공은 H유진에게도 분명 자극으로 돌아왔다. 그는 “나도 내 음악색깔을 버리지 않고 하다보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돌아온다는 희망 아닌 희망을 갖게 됐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나와같이 나이가 있는 래퍼들한테 또 다른 길 또는 새로운 기회가 생긴 것 같다. 지금 K팝이 아이돌 시장 위주로 꾸려지고 있는 데 그 안에서 더 독보적으로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참 좋았다”며 뿌듯해했다.
향후 싸이의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높게 전망했다. “싸이 형님은 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들을 많이 갖고 있다. 또 미국은 의외로 우리처럼 음악 순위 프로그램도 없고 관객 앞에서 공연을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적다. 그런 면에서 많은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수많은 무대에 서 본 싸이가 훨씬 더 실전 경험도 많고 이는 미국인들이 그간 느끼지 못했던 무대 위 에너지로 충분히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강남스타일’로 미국 빌보드 2위를 달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있을 수 없는,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H유진은 “어떻게 보면 만화를 보는 것 같은 상황이다. 지금 대중들은 ‘싸이 짱이네, 대단하다’ 정도로만 생각하지만 우리가 공연장에 가서 보고 익숙하게 보던 우리나라 가수이기 때문에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잘 못 느끼는 것 같다. 실질적으로 외국인 입장에서 싸이 형님을 봤을 때 현재 전 세계의 가장 핫한 아이콘인거다. ‘나중에 커서 뭐 되고 싶어’하면 그렸던 막역한 희망과 바람이 실체가 돼 나타난 꿈같은 상황인거다”고 전했다.
H유진은 아이돌 가수들이 아닌 싸이가 그 일을 해냈다는 것에 더욱 기분이 좋다고 했다. “싸이 형님으로 인해 미국 아티스트들이 K팝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 K팝 시장이 많이 커졌지만 동남아 위주로 사랑을 받았고 팝적으론 많은 사랑을 받지 못했는데 싸이로 인해 한 방에 K팝을 알리게 된 거다. 빅뱅, 투애니원, 소녀시대 등도 너무나 대단한 아이돌이지만 개인적으로 랩을 하는 우리 세대 분이 이뤄냈다는 것에 다른 사람보다 더 기쁨을 느낀다.”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대가를 얻는다’
래퍼로서 H유진은 아직 가야할 길이 많다. 순간 순간 포기하고 싶은 때도 있었다. 최근 1인 기획사를 설립하고 모든 것을 스스로 도맡아하며 힘겨웠을 때도 그는 더욱 끈질기게 자신을 몰아붙였다. 또 흔들릴 때마다 한결같이 응원해주는 친구들이 곁에 있기에 힘이 난다고 했다.
“한 번은 김범수가 ‘누가 더 오래가느냐가 중요한거지 지금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응원해 준 적이 있다. 이전이 어땠는지를 따지기 보단 좋은 음악을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해 가느냐가 중요하단 요지였다. 김범수도 ‘나는 가수다’로 더 잘돼기 전까지 노래를 잘하는 가수 정도로만 인식됐지 10년 넘게 무명에 가깝게 보냈기에 제게도 더 힘이 되는 말이었다. MC몽도 앨범을 냈을 때 가장 먼저 연락이 왔고 혼자서 장하다고 해주더라. 하하는 얼마 전에 만났었는데 ‘절대 음악을 힘들다고 해서 놓지만 마라. 반드시 기회는 온다. 포기하지 않는 게 가장 힘든 거다’라고 하더라. 친구들이 정말 고맙고 내가 그래도 끈기와 오기는 좀 있는 편이라 정말 끈적하게 붙어있어 볼라 한다.”
[H유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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