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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힙합 뮤지션 H유진(33, 허유진)이 2년 만에 새 앨범 ‘맨 온 파이어(Man On Fire)’로 돌아왔다.
H유진의 이번 앨범은 그에게 더욱 남다르다. 소속사에서 나와 1인 기획사를 설립하고 홀로서기에 나선 H유진은 이번을 계기로 프로듀서, 제작자로서 가능성을 시험해 볼 참이다. 래퍼로서 자신의 역량을 대중에게 드러내는 것 또한 목표다. 이에 그는 기존의 익살스럽고 장난기 어린 다소 가볍게 비춰졌던 이미지도 바꾸기 위해 다이어트를 감행, 무려 15kg을 감량하는 등 남다른 의지를 보였다.
그의 목표 지향점은 YG엔터테인먼트에서 래퍼이자 프로듀서, 작곡가로 맹활약 중인 테디의 궤적과도 닮아있다.
“가장 좋아했던 그룹이 원타임이었고 테디는 미국에서 함께 학창시절을 보냈는데 그때부터 좀 남달랐다. 테디는 음악을 듣는 폭이 넓었고 다양했다. 보통 음악을 좋아한다고 해도 듣는 장르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데 테디는 어렸을 때부터 헤비메탈 음악을 좋아했고 쉽게 구할 수 없는 힙합 앨범들을 소장하고 있었다. 음악적인 욕심도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 굉장히 유니크했다. 대중적인데 소위 ‘간지’가 나는 게 정말 힘든 데 테디는 그 접점을 잘 짚을 줄 아는 것 같다. 가끔씩 테디가 피처칭한 랩을 듣거나 만든 음악을 들으면 ‘트렌드세터구나’ 싶다. 제 이번 앨범 4번 트랙의 랩 가사에도 테디에 관한 대목이 있다. 그만큼 친구이기 이전에 아티스트로서 저의 롤모델로 꼽는 친구다.”
이어 독하게 맘 먹었던 다이어트는 스스로를 향한 의지표명이자 변신을 위한 필수 선택이었다.
“기존에는 익살스럽고 개구진 이미지가 강했다”는 그는 “사실 데뷔때부터 남성적인 콘셉트를 하고 싶었는데 신인 때라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소속사와 협의해 조금 더 대중적인 노래를 들려주게 됐고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가벼운 이미지가 부각됐다. 하지만 이번에 독립을 하면서 평소 하고 싶었던 음악과 제 스타일을 마음껏 넣었다. 외적으로도 변화를 주려고 했다. 그 전에는 다소 게을러 보이는 캐릭터도 있어서 마초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고 1년 반 정도 꾸준히 운동을 해 현재 15kg까지 빼게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 앨범 준비, 다이어트와 함께 1인 기획사 설립은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직전까지 지금 아이돌 그룹 B1A4가 소속돼 있는 기획사에서 배슬기, 태군 등과 함께 소속돼 있었고 5년 정도 있었다. 소속사에서는 보다 아이돌 위주로 원했기 때문에 나와는 조금 맞지 않았고 이후 자연스레 나오게 된 것 같다. 몇 군데 러브콜이 있었지만 독립은 염두를 했던 부분이었고 도전하고 싶었다. 1인 기획사를 하고 나니 매니저 형들의 고충도 알겠고 앨범 홍보가 쉽지 않다는 것도 체감했다. 하지만 예전보다 한 가지를 하더라도 무엇이든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됐고 직접 여러 가지를 경험한다는 것 자체가 후에 어떤 회사에 속하더라도 제 음악 인생에 꼭 필요한 전환점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혼자 하려니 힘들긴 엄청 힘들더라.”
H유진의 과거 방송에서의 모습만 기억한다면 그가 참 랩을 잘하는 뮤지션이라는 것에 새삼 놀랄 지도 모르겠다. 이에 이번 앨범을 통해 H유진은 래퍼로서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이번 앨범에 대한 리뷰평을 보고 ‘H유진 이런 노래도 했었어? 랩 좀 할 줄 아네’라는 반응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심지어 저를 욕하러 왔다가 노래를 듣고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꽤 있었다. 그간 너무 상업적인 노래 위주로 하다보니 정말 랩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지적도 많이 받았다. 물론 지금도 수익을 따진다면 조금 더 대중적인 음악에도 욕심이 난다. 하지만 이번 앨범만큼은 철저히 수익을 떠나 힙합다운 앨범을 내고 싶었다. 또 예전엔 은지원, 크라운제이, MC몽 등 또래 래퍼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이돌과 아이돌 음악이 대세이다 보니 래퍼를 위한 무대도 많이 줄어든 것 같고 더 활동을 해야겠다 싶다.”
이에 최근 케이블채널 엠넷의 래퍼판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는 래퍼들의 무대를 많이 선보였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특히 더블K의 우승을 예감했다는 그는 “더블K는 참 군더더기가 없이 랩을 한다. 쉽게 흥분하지 않고 감정 컨트롤을 되게 잘한다. 절제미가 있는 깔끔한 스타일이고 워낙 랩을 잘하는 친구로 정평이 나 있던 친구라 우승할 것 같았다”고 칭찬했다.
이어 매주 무대 위에서 쟁쟁한 동료 래퍼들과 맞서 새로운 무대들을 보여줘야 했던 래퍼들의 고충이 십분 이해된다고 했다.
“랩을 잘한다는 기준은 제각각일 테지만 내 경우엔 ‘가사 전달’이라고 생각한다. 또 랩은 노래와 다르게 디스라는 문화가 포함돼 있다. 이에 팬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무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디스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가사 하나 플로어 하나 그래서 더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직접적으로 반응이 오기 때문에 랩 장르가 더 굉장히 예민한 작업을 요하고 이에 래퍼들이 '쇼미더머니'에서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아했던 이유다.”
한편 래퍼로서 냉정한 심판대에 오를 H유진의 새 앨범 타이틀곡은 ‘파티 애니멀(Party Animal)(feat. 노는언니)’이다. 파워풀하면서도 중독성 강한 비트의 클럽 댄스곡으로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 DJ 페이모스원(Famous1)이 참여했다. 또 가요계 대표 마당발 답게 신화의 에릭, 후니훈, 산이, 써니사이드의 챙이와 쥬얼리 하주연 등이 기꺼이 피처링에 나서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H유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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