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원래 (엔트리에)못 들어오는 건데 (정)수빈이가 다쳐서 들어오게 됐다. 제대하면서 행운이 따른 것 같다"
경찰청에서 두 시즌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된 민병헌(25·두산 베어스)의 소감이었다. 민병헌은 지난 8일 홈인 잠실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2012 팔도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제대하고 처음 맞이하는 것은 무엇이든 남다른 동시에 설렘과 불안을 한꺼번에 가져다준다. 이전에 경험했던 것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민병헌에게는 포스트시즌이 그렇다. 두산이 SK 와이번스와 한창 치열한 가을전쟁을 벌이던 시절에 민병헌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지만, 경찰청에 다녀온 뒤로는 처음이기에 민병헌의 소감은 조심스러웠다.
장기인 빠른 발을 이용해 상대 내야를 휘젓겠다는 말도 없었다. 그저 "동생(정수빈) 대신 왔으니 동생만큼은 해야 하는데…"라는 말로 시작했다. 자신이 가진 또 하나의 무기인 수비 능력에 대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만 커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끝까지 자신감을 겉으로 내비치지는 않았다.
나름대로 기대가 있었겠지만 홈에서 치른 2경기는 민병헌이 가진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기에는 부족했다. 1차전과 2차전 모두 팀의 마지막 공격(1차전은 10회말)에서 대주자로 출전했으나, 승부에 큰 영향을 주는 플레이는 없었다. 팀은 민병헌이 출전한 이닝에서 두 번 모두 득점하지 못하고 패해 민병헌의 타석도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벼랑 끝에 몰렸던 두산 김진욱 감독의 선택은 민병헌이었다. '가을사나이' 임재철이 힘을 쓰지 못하자 공수에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민병헌을 주전 우익수로 기용해본 것이다. 그리고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경기 초반 이종욱이 빠진 뒤 중견수로 포지션을 바꾼 민병헌은 주자를 잡지는 못했지만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롯데 선수들을 위협하며 간담을 서늘케 했다.
비록 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볼넷 1개를 얻은 것은 수확이었다. 임재철 대신 들어왔지만 임재철이 포진해 있던 하위타선이 아닌 이종욱에 이은 2번이었다. 타순은 기대치를 반영한다. 민병헌에 대한 팀의 기대치는 가을에 전통적으로 강했던 베테랑보다도 컸던 것이다.
3차전 경기 초반 중견수 이종욱이 빠진 가운데에서도 민병헌은 중견수 위치로 옮겨가 김현수, 임재철과 함께 외야를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기본적으로 수비와 주루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4차전에서도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타격에서만 살아난다면 4차전 이후 키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민병헌-3차전에서 득점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하는 민병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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