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자프로농구가 확 바뀌었다.
2012-2013 KDB금융그룹 여자프로농구가 12일 KDB생명과 우리은행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5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의 컨셉은 ‘변화’다. 최근 몇 년간 대중의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데다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신세계 해체 후폭풍으로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한 승부수다. 지난 7월 최경환 총재 체재로 개편한 WKBL은 팬심을 돌려세우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 용병제 도입, 룰 변화로 흥미 이끈다
올 시즌 가장 달라진 점은 5년만의 용병제 도입이다. 단일리그 체제로 돌아선 2007-2008시즌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여자농구에서 용병제는 남자농구에 비해 턱 없이 얇은 선수층 속에서 국내 선수의 설 자리를 잃는다는 평가와 함께 용병에게 쓰는 돈으로 여중, 여고 농구를 되살리자는 목소리가 컸기에 폐지했으나 이번엔 과감하게 재도입을 했다. 용병들은 3라운드부터 뛴다.
실제 용병제가 올 시즌 흥행의 키를 쥐고 있다. 지난 5일 용병드래프트를 통해 3라운드부터 뛰게 되는 용병 중 실제 과거 WNBA출신 톱스타는 없다. 뒤늦게 도입을 결정했기 때문에 특급스타들은 타 리그와 계약을 마쳤다는 후문. 하지만, 신한은행의 통합 6연패로 리그 자체의 흥미가 떨어졌다는 지적 속에 용병제로 판도를 뒤엎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천편일률 적으로 화요일을 제외한 매일 1경기가 오후 5시에 시작했던 팁오프 시간도 다양화됐다. 토, 일요일엔 오후 6시에 경기가 열린다. 특히 일요일엔 2경기가 배치됐다. 올 시즌 남자농구가 2시와 4시에 시작하는 걸 감안한 틈새 공략이다. 남자농구가 없는 월요일엔 오후 7시로 옮겨 평일 직장인들이 퇴근 후 여자농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일요일 2경기를 치르면서 휴식일이 화, 수요일로 늘어났다. 목, 금요일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오후 5시에 시작한다.
룰도 변경됐다. 한국과 미국농구에만 있었던 수비자 3초룰이 폐지됐다. 화려한 개인기를 지닌 선수의 개인 돌파를 장려하려는 차원에서 도입됐으나 FIBA룰과 달라 정작 국제대회서 수비 변화에 혼선만 겪어왔다. 바뀐 룰로 용병 센터들이 골밑을 우직하게 지킬 수 있게 돼 외곽슛 능력이 있는 팀, 패스워크가 좋은 팀이 유리할 전망이다.
또한, 지난 시즌엔 팀당 8라운드, 40경기를 치렀으나 올 시즌엔 7라운드, 35경기로 줄었다. 대신 시즌 중 프로-아마추어 컵대회가 추진될 전망이다. 포스트시즌도 확 바뀌었다. 정규시즌 우승-4위, 2위-3위가 맞붙어 우승을 노리는 기존 방식은 정규시즌 우승팀에 대한 이득이 없었다. 올 시즌엔 3-4위가 먼저 3전 2선승제로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승자가 2위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승자와 1위가 5전 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갖는 방식으로 바뀐다.
▲ 신한은행 7연패 도전, KDB생명 강력한 대항마
여자농구는 비시즌 선수 이동이 적다. 모든 팀의 선수층이 얇은 탓에 부메랑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번 비시즌엔 단 3명의 선수만이 팀을 옮겼다. KDB생명 정미란이 KB로, 우리은행 고아라가 삼성생명으로, 신한은행의 김유경이 KDB생명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에 신한은행이 주도하는 전체 판도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용병제가 도입됐으나 신한은행도 용병을 보강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 정선민, 전주원, 진미정 등 베테랑들이 빠진 공백을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거뜬하게 메웠다. 국가대표 에이스가 된 김단비와 이연화의 성장 속에 최장신 하은주, 최윤아, 강영숙으로 이어지는 주전라인에 김연주, 윤미지 등의 백업도 탄탄하다. 강력한 통합 7연패 후보다. 임달식 감독이 비 시즌 대표팀에 차출되지 않아 탄탄하게 조직력을 다졌다는 후문이다.
정선민이 중국으로 진출한 지난해 준우승팀 KB는 다소 전력이 약해졌다. 센터 김수연도 부상으로 뛸 수 없다. 변연하와 정선화가 버티고 있지만, 지난해보단 어려운 시즌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지난해 준우승 경험 속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신 이경은의 부상 회복 속 신정자, 조은주, 한채진이 몇 년째 찰떡 호흡을 과시 중인 KDB생명은 WKBL 최초로 여성 감독인 이옥자 감독을 영입해 우승에 도전한다. 2010-2011시즌 준우승의 경험도 있다. 삼성생명도 베테랑 박정은과 이미선, 김계령의 건재 속 이선화, 이유진, 박태은, 고아라등 젊은 선수들로 정상을 넘본다. 가드 이미선의 부상 회복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신한은행에서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를 영입한 우리은행은 꼴찌 탈출을 노린다. 임영희, 박혜진, 이승아 등이 주축이지만, 경험과 세기에서 2% 부족하다. 신세계 해체 이후 체계적인 훈련을 하지 못한 하나외환은 신세계를 가장 잘 아는 조동기 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해 전력 누수를 최소화했다. 하나외환은 김지윤, 김정은, 허윤자를 주축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한다.
[WKBL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잡고 있는 6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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