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야구의 꽃'은 홈런이라는 말이 있다. 홈런은 야구를 보는 가장 큰 재미이기도 하지만 팀에도 도움을 준다. 홈런은 분위기를 전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지나치게 홈런만을 의식한 스윙은 때로 독이 되어 돌아오기도 하지만 홈런은 언제나 반갑다. 야구경기에서 플레이 자체가 반드시 득점으로 연결되는 것은 홈런뿐이다. 홈런은 다른 전제조건이 없어도 그 자체가 팀의 득점이 된다.
따라서 홈런이 많은 팀은 자연히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4차전을 제외하면 홈런을 기록한 팀이 승리를 가져갔다. 경기당 홈런은 양 팀을 통틀어 1개씩만 나왔고, 그 홈런들은 모두 승패 흐름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
1차전에서 8회 박준서가 때린 홈런은 2점 뒤지던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연장으로 끌고간 동점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분위기가 살아난 롯데는 연장전에서 기세를 몰아 3점을 뽑고 이겼다. 2차전에서 나온 9회 용덕한의 홈런은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3차전도 마찬가지였다. 두산이 선취점을 올려 1-0으로 앞선 상태에서 최준석이 투런홈런을 작렬시켰고, 3-0으로 앞선 두산은 롯데에 단 2점만 내주고 승리했다. 초반 기선을 완전히 제압하는 동시에 승리로 가게 해준 귀중한 홈런이었다.
4차전 윤석민의 홈런도 의미가 있었다. 윤석민의 홈런으로 선취점을 얻어낸 두산은 8회까지 3-0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승리는 연장 접전 끝에 롯데로 넘어갔다. 8회 이후 등판한 니퍼트와 홍상삼이 난조를 보인 탓이었다.
니퍼트는 8회말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문규현의 끈질긴 연속 파울에 결국 안타를 내주며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3연속 안타를 내주고 무너졌고, 홍상삼이 올라왔다. 하지만 홍상삼도 무너져가는 팀을 지켜내지 못했다. 첫 타자 홍성흔을 상대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볼을 남발하며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에 몰렸고, 황성용에게 밀어내기 볼넷, 전준우에게는 희생 플라이를 허용해 경기는 3-3 동점이 됐다.
9회에 점수를 뽑지 못한 양 팀은 연장에 들어갔고, 같은 3점이지만 양 팀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1~3차전에서 홈런을 뽑은 팀이 승리했다는 것을 두산도 인지하고 있었겠지만, 니퍼트가 난타당하고 홍상삼이 볼을 남발한 두산의 분위기는 침체되어 있었다. 상대 마운드에서는 난공불락으로 보이는 정대현이 버티고 있었다.
분위기가 넘어가버리자 경기 초반에 나온 홈런도 빛을 잃어갔다. 홈런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반대로 가장 나쁜 것은 볼넷 여러 개를 연속으로 내주는 것이다.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홈런을 맞으면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홀가분하게 던질 수 있지만, 안타나 볼넷이 계속 나오면 위기가 끊어지지 않는 느낌에 투수와 야수들은 더욱 위축되고 긴장하게 된다.
두산 입장에서는 차라리 니퍼트가 3-0에서 투런홈런을 맞는 것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3-0이나 3-1로 앞서고 있더라도 만루 상황이 되면 언제 뒤집힐지 모른다는 부담감은 경기를 통째로 가져갈 만큼 커진다. 반면 3-0에서는 투런홈런을 맞더라도 깔끔하게 1점은 리드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다시 던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수비측에서는 피홈런보다 나쁜 것이 연타와 연속 볼넷이다. 두산은 가장 나쁜 경우를 맞았고, 경기 막판에 동점을 허용하자 상대적으로 허탈감은 더욱 커졌다. 1~3차전이 홈런으로 인한 분위기 전환(혹은 조성)의 좋은 예를 보여줬다면, 4차전은 경기 막판 구원투수가 보이는 난조가 팀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그대로 드러낸 경기였다.
[4차전에서 홈런을 날린 윤석민(위)-동점을 허용한 홍상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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