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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제목은 '돈 크라이 마미'였는데 모두가 눈물을 흘렸다.
1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돈 크라이 마미'(감독 김용한 제작 데이지 엔터테인먼트)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주연배우 유선, 남보라를 비롯해 이번 작품으로 감독 데뷔를 하게 된 김용한 감독이 참석했다.
제작보고회는 숙연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는데 영화의 내용과 무관하지 않았다. '돈 크라이 마미'는 요즘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성년자 성폭행을 소재로 한 영화다. 예쁘기만한 여고생 딸이 어느 날 같은 학교 남학생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만다. 그러나 법은 가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한다. 엄마는 분노하고 딸은 자살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시작되는 엄마의 복수를 다룬 작품이다.
엄마 역을 맡아 열연한 유선은 "실제로도 이 같은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아직 아이가 없지만 충분히 공감이 갔다. 주변에 자식을 가진 친구들에게도 질문을 해보니 3족을 멸할 것이라고 하더라. 그만큼 부모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된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법이 해결해주지 못한다면 영화에서 처럼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겠지만 신앙 안에서 회복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선은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인물을 더 강하게 만드는 캐릭터였다. 제가 경험해봤던 어떤 감정보다도 격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이었다. 촬영하는 동안 그 정서가 영향을 미쳐서 우울하고 힘들었다"고 전했다. 유선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피해자인 딸 역의 남보라는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며 눈물을 보였다. 이미 제 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가 첫 공개된 당시, 관객과의 대화에서 눈물을 쏟은 그였다. 당시 영화를 본 직후 무대에 선터라 미처 감정을 추스리지 못해 눈물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 남보라는 이번에도 눈물을 감추지 못하며 연기하던 당시의 에피소드를 전하다가도 울먹였다.
남보라는 "21세 때 대본을 받았고 23세 때 영화를 찍었다. 2년 동안 대본을 가지고 있었다. 초고를 읽던 당시 가슴이 너무 아팠던 기억이 있다. 언젠가 한번 쯤은 배우라는 직업으로 살면서 내 감정의 피크(정점)를 찍어보고 싶었다. 이 영화에서라면 그것이 가능할 것 같았다"며 "어떻게 보면 도전이었는데 그래서 더 철저하게 준비했고 몰입했고 캐릭터의 감정을 실생활에서도 놓지 않으려 애썼다"고 말했다.
김용한 감독도 배우들의 고생을 떠올리는 순간, 눈가가 촉촉이 젖었다. 그는 유선과 남보라의 연기가 '추격자'의 김윤석과 하정우에 버금간다며 추켜세웠다. 또 김용한 감독은 "한 다큐멘터리에서 성폭행 피해자들에 대한 인터뷰를 보고 이 영화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성폭행은 영혼 살인이다. 당사자가 얼마나 상처를 받는지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지금도 신문을 펼치면 성폭행 사건 기사가 한 두줄 있는데 그 몇 줄의 기사를 구체적으로 잘 재현해서 보여준다면 관객들이 그들의 상처를 이해하게 되고 이후 단 한 건이라도 줄어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돈 크라이 마미'는 오는 11월 중 개봉된다. 지난해 말 개봉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도가니'처럼 이 작품 역시도 사회에 경종을 울리게 될지 주목된다.
['돈 크라이 마미'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유선(왼)-남보라-김용한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zolong@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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