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기억 속으로 잊혀졌던, 진짜 김광현이 돌아왔다.
SK 좌완 김광현이 어떤 이의 예상을 깨며, 혹은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며 호투했다. 김광현은 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10탈삼진 1사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사실 김광현의 1차전 선발 등판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가졌다. 이름값으로는 1차전 선발이 어색하지 않지만 올해 구위는 예전 김광현의 그것에 못미쳤기 때문. 하지만 이만수 감독은 "(부진했던) 지난해(포스트시즌)보다 컨디션도 좋고 어깨 상태도 좋다"며 "그리고 무엇보다 역시 SK하면 김광현 아닌가"라며 그를 1차전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선택은 이만수 감독의 기대 그 이상이었다. 김광현은 삼진쇼를 펼치며 롯데 타선을 꽁꽁 틀어 막았다. 1회 선두타자 김주찬을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낸 김광현은 조성환과 홍성흔을 삼진 처리하며 1회를 마감했다. 12개의 공 중 10개를 직구로 던진 가운데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던 '예전' 김광현의 모습 그대로였다.
2회에도 삼진쇼는 이어졌다. 박종윤은 직구로, 전준우와 황재균은 슬라이더를 이용해 삼진을 솎아냈다. 김광현은 4회 또 다시 손아섭, 홍성흔, 전준우까지 세 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4이닝 9탈삼진 무실점.
최고구속 151km각 찍히는 등 직구는 150km를 넘나들었으며 주무기인 슬라이더 역시 140km대(최고 141km)가 나오기도 하는 등 힘이 있었다. 때문에 롯데 타자들의 타이밍이 늦는 모습이 여러차례 나왔다.
5회에는 황재균과 용덕한에게 큼지막한 타구를 맞으며 가슴을 쓸어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두 명 모두 뜬공으로 잡아낸 이후 문규현을 직구로 삼진 처리하며 '10K'를 완성했다.
6회가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선두타자 김주찬을 내야 땅볼로 잡았지만 대타 정훈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손아섭에게 왼쪽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좀처럼 김광현은 안정을 찾지 못하며 홍성흔에게 안타를 맞았다.
경기 초반 야수들을 편하게 한 김광현이 위기를 맞자 이번에는 야수진이 그를 도왔다. 1사 1, 3루에서 박진만이 박준서의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내며 더블아웃을 만든 것. 김광현으로서는 그야말로 죽다가 살아났다.
이후 타선이 6회말 1점을 더 뽑아주며 2-1을 만들어 김광현은 승리투수 요건을 형성한 뒤 마운드를 7회부터 엄정욱에게 넘겼다.
이날 김광현은 '6이닝 1실점'이라는 단순한 수치가 아닌 '150km를 던지는' 김광현이 돌아왔다는 것으로 SK나 김광현 자신에게 더욱 뜻 깊은 투구였다.
[6이닝 10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친 SK 김광현. 사진=문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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