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김진성 기자] 야구는 결과론이다. 하지만, 항상 만약이라는 가정을 해보기도 한다.
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롯데는 6회 1사 후 잘 던지던 선발 쉐인 유먼을 빼고 김사율을 넣었다. 김사율은 루상의 주자 1명을 홈으로 보내줘 1-1 균형이 깨지고 말았다. 유먼의 자책점. 만약 유먼이 6회까지 버텼다면, 다시 말해서 유먼의 교체 타이밍이 한 템포 늦었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유먼은 5회까지 삼진 7개를 솎아내며 잘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 145km가 나왔고, 삼진도 7개나 잡았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도 잘 먹혔다. 5회까지 71개의 공을 던지며 투구수도 알맞았다. 그런데 6회 선두타자 박재상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이후 최정에게 초구 높은 볼을 던진 뒤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그러자 양승호 감독은 투수를 김사율로 바꿨다.
1루주자 박재상은 좌완 유먼 대신 우투수 김사율이 등장하자 이호준 타석에서 3구째에 도루를 감행했다. 우투수보다 당연히 좌투수가 도루 저지에 유리하다. 박재상은 이호준이 우익수 플라이를 날리자 3루까지 진루했고, 박정권의 좌전안타에 홈을 밟았다. 도루 1개와 기민한 베이스러닝이 결정적이었다. 김사율은 후속 김강민을 투수 땅볼로 처리했으나 박정권에게 2루 도루를 내주기도 했다.
양 감독은 유먼이 박재상에게 안타를 내줬을 때, 그리고 최정에게 던진 초구가 볼이 되자 한 차례 마운드를 방문한 뒤 유먼이 최정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자 바로 김사율을 투입했다. 당시 유먼이 던진 공은 단 81개였다. 선발 물량이 SK보다 달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른 강판이었다. 양 감독은 그래도 유먼의 공이 전체적으로 높았고, 6회초 동점을 만든 뒤 바로 실점할 경우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먼에게 홈런을 하나 쳐낸 이호준은 자신감이 있었다. 양 감독으로선 최선의 선택을 했다.
결과적으로 유먼의 강판과 김사율의 투입은 실패로 돌아갔다. 김사율이 등판하고 베터리가 도루를 2개 내줬고, 1개의 도루는 실점으로 연결됐다. 더구나 김사율이 적시타를 맞은 상대는 좌타자 박정권. 만약 1루 주자를 쳐다본 뒤 공을 던질 수 있는 좌완 유먼이 마운드에 계속 있었다면, 이후 좌완 유먼이 좌타자 박정권을 상대했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선발 물량이 부족한 롯데로선 조기 불펜 투입이 실패로 돌아간 이 장면이 두고두고 아쉬울 지도 모른다.
투수교체는 결과론이다. 천하의 명장도 결과에 따라 절반은 실패하는 게 투수교체다. 또한, 김사율, 이명우, 김성배, 최대성 등으로 이어진 롯데 계투진은 유먼의 승계주자 실점을 했으나 이후엔 깔끔하게 막아내며 위용을 과시했다. 결과는 6회 실점이 결승점이 돼 1-2 패배. 롯데는 1차전서 패배한 뒤 무엇을 느꼈을까.
[유먼. 사진 = 문학 곽경훈 기자. kph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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