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반전카드를 찾아라.
롯데가 SK에 플레이오프 1차전을 내주면서 수세에 몰렸다. 5전 3선승제의 단기전서 아직 1패의 여유가 있다. 하지만, 지금 롯데가 체감하는 위기감은 2연패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플레이오프를 둘러싼 상황이 롯데에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롯데로선 어떻게든 반전 카드를 찾아야 한다.
▲ 왜 수세에 몰렸나
롯데가 17일 2차전을 잡는다면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가 된다. 그럴 경우 19~20일 부산에서 열리는 3,4차전은 오히려 롯데가 심리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롯데와 SK가 처한 상황을 본다면 꼭 그렇지도 않다. 롯데는 1차전서 가장 확실한 카드인 에이스 쉐인 유먼 카드를 소진하면서 패배했다. 이제 롯데에 남은 확실한 카드는 시즌 막판과 플레이오프서 맹투를 펼친 2차전 선발 송승준뿐이다. 3~4차전에 나설 선발이 마땅치 않다.
물론 SK도 3~4차전 선발이 마땅치는 않으나 마리오 산티아고, 송은범, 채병용은 상대적으로 롯데 예상 선발인 고원준, 이정민보단 안정감에서 좀 더 낫다. 이미 1패를 안고 있는 롯데는 시리즈가 장기전으로 이어질수록 들고 있는 패가 적어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더구나 부산으로 시리즈가 넘어갈 쯤엔 불펜 투수들의 피로가 엄습할 시기이기도 하다.
롯데가 준플레이오프 4차전 홈경기서 이기며 홈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긴 했으나, 여전히 롯데는 단기전 홈 경기서 강한 팀은 아니다. 설령 롯데가 2차전을 잡더라도 SK가 부산 3~4차전서 크게 위축될 것 같지는 않다. 롯데는 분위기나, 마운드 전력상으로나 유먼 카드가 패배로 돌아온 게 치명적이었다.
1차전을 치르면서 SK가 거의 모든 면에서 롯데를 압도했다. 득점 찬스에서의 응집력, 내, 외야 수비, 작전수행능력 등에서 모두 SK가 한수 위였다. 롯데는 6회 번트와 강공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상대 더블 플레이만 성공시켜줬으나 SK는 6회 1사 1루 상황에서의 진루타와 8회 희생번트 등 깔끔한 팀 플레이가 돋보였다. 6회 박진만의 환상 수비는 보너스. 이런 점만 볼 때 심리적으로도 2차전 이후 롯데가 SK에 쫓길 가능성이 있다.
▲ 송승준, 그 이후를 생각해보자
롯데가 현실적으로 2차전서 믿는 카드는 송승준이다. 12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완벽한 구원을 펼친 그는 컨디션이 최고조에 올랐다. 4일 휴식 후 17일에 나서면 위력적인 모습을 유지하기엔 마침맞다. SK 선발이 윤희상이지만, 송승준은 절대 밀리지 않는 카드다. 롯데는 윤희상에게 1~2점 이상 뽑아낼 경우 어떻게든 승부를 유리하게 몰고 갈 수 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이미 롯데는 주변 정황으로 볼 때 체감상 벼랑 끝에 있다. 2차전도 지면 시리즈 스코어 0-2. 진짜 벼랑 끝이다. 2차전서 진다는 건 롯데로선 최악의 상황. 송승준이 단순히 잘 던져주길 기대하는 게 아니라 그 이후, 혹은 또 다른 전략이 중요하다. 정대현을 1차전서 아꼈으니 송승준 이후 조기에 투입하는 방안부터, 타순 변화로 득점 물꼬를 트는 방향도 고려해야 한다.
양승호 감독은 1차전 패배 이후 타선 변경을 시사했다. 롯데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4경기 연속 똑 같은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4경기서 뽑아낸 득점은 9점이었다. 경기당 2.3점이라는 저조한 수치. SK의 2차전 선발 윤희상을 대비해 좌타자 김문호, 스위치히터 박준서를 선발 투입할 가능성도 있다. 분위기를 바꾸는 수준에서 벗어나 윤희상 공략 비책을 들고 나오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강공과 작전 사이의 노선을 확실하게 정립할 필요도 있다.
롯데는 1차전 패배로 타격이 너무나도 컸다. 2차전서는 분위기를 반전할 카드가 절실하다.
[홍성흔(위)과 손아섭(아래)이 타격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문학 곽경훈 기자. kph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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