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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아이돌 듀오 UN(최정원 김정훈) 출신 김정훈이 지난 2005년 그룹 해체 후 국내에서 7년 만에 새 앨범을 발매, 가수로서 본격적인 컴백 활동에 나섰다.
그동안 한국에서 좀처럼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김정훈은 최근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아닌 일본과 중국 등 해외활동에 치중하게 된 사연과 앞으로 아시아 투어를 비롯해 연기와 겸업으로 가수로서도 꾸준히 국내 팬들에게 모습을 비칠 것을 예고했다.
김정훈이 오랜 공백 끝에 선보인 음반은 리메이크 앨범이다. 타이틀곡인 이오공감의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을 비롯해 이브의 ‘너 그럴때면’, 미스터투의 ‘하얀겨울’, 김원준의 ‘너 없는 동안’ ,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 등 1990년대를 추억할만한 음악들로 채워졌다. 모든 곡 리스트는 김정훈이 직접 골랐다.
“작년부터 앨범을 내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었다. 굳이 리메이크를 택한 건 내 음악적 감성이 이 때의 노래 스타일과 맞기 때문이다. 요즘 트렌드는 솔직히 나와 안 맞는 느낌이다. 작품으로는 어떤 캐릭터를 맡느냐에 따라 이미지 변신을 하기 좋지만 노래는 내가 무턱대고 랩을 하고 춤을 추면 오히려 이상해진다. 내 목소리를 넣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에 이번 앨범 리스트는 내가 어렸을 적부터 들었던 노래들로 내가 직접 선곡했다. 또 7년 만에 앨범을 낸 것이긴 하지만 거창하게 컴백을 했다기 보단 ‘제 노래를 한 번 들어봐주세요’라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다가가고 싶다.”
하지만 한국에서 여타 가수들이 그렇듯 음악 순위프로그램을 돌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하는 식의 뻔한 컴백 활동의 전철은 밟지 않을 계획이다. 특히 음악순위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에 가장 망설이고 있었다. 꾸준히 가수 김정훈으로 활동을 한 것도 아닌데 이제와서 선배 소리 듣는 것이 낯설기도 하거니와 솔직히 민망하단다.
김정훈은 17일 오후 케이블 음악채널 KM에서 최근 새롭게 선보인 음악 프로그램 ‘뮤직 트라이앵글’을 통해 첫 국내 컴백 신고식을 치렀다. 음악 순위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국내 방송 사상 최초로 100% 음원 차트만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아이돌 가수 뿐만 아니라 인디밴드까지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자신의 무대를 펼치는 실험적인 프로라는 점에서 김정훈의 구미를 당겼다.
반면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유는 예전과 달라진 마음가짐 때문이다.
“예전엔 조금은 나를 숨기고 예쁘게 말하려고 하는 게 있어서 예능 출연을 꺼렸다. 지금은 더 세월의 경험을 쌓은 탓인지 스스로에게도 더 솔직해져서 너무 오랜만이라 떨리는 건 있지만 전처럼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이제는 솔직한 진짜 내 모습을 보여주고도 싶다.”
김정훈은 UN 해체 후 군 입대라는 어쩔수 없는 공백을 제외하고라도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대신 중국과 일본을 넘나들며 해외 활동에 치중했다. 이에 그를 기다려온 국내 팬들에게는 아쉬울 수 밖에 없는 행보였다. 하지만 중국과 특히 일본에서 김정훈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높이 치솟았다. 군 복무 중 했던 위문 공연 때에는 어느덧 국내 팬들보다 비행기를 타고 건너 온 해외 팬들의 수가 더 많았고 일본 공연에 온 한국 팬들이 ‘오히려 우리가 외국팬이 된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김정훈의 활약상은 국내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김정훈은 해외활동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들이 있었다며 힘주어 말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2005년 5집을 끝으로 최정원과 함께 했던 UN이 해체됐을 때로 간다. 당시 해체와 함께 소속사와의 계약도 끝나고 여러모로 굉장히 지친 상태였다. 군대를 갈까, 유학을 갈까, 아님 따로 공부를 할까 등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던 차에 우연찮게 MBC ‘궁’에 캐스팅이 됐다. 그전에 연기를 제대로 배운 적도 없었는데 갑작스레 연기에 입문하게 됐다. 이후 소속사 문제가 여럿 있었고 지금의 소속사에 들어가 자리를 잡기까지 몇 년간은 소속사 없이 혼자 활동했다. ‘궁’을 통해 일본 등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개인으로 외국회사 법인과 계약해 자연스레 일본과 중국에서 활동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나를 보호해 줄 울타리도, 내가 해외에서 뭘 했는지를 알릴 기회도 없었다. 지친 마음에 외국 활동을 잠깐 하자로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의도와 달리 아예 못가는 상황이 왔다. 한국에서 혼자 활동하기엔 부족했고 뒤늦게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오랫동안 자신을 기다려 준 한국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김정훈은 “입대 전 한국팬들에게 꼭 한국에서 음반을 내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이제야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미안함이 컸다. 한국에서 나는 나를 기다려준 분들에게 죄인이라고 생각한다. 회사 핑계든 뭐든 내가 안 왔던 건 사실이고 그만큼 낯설어졌고 그게 후회가 된다”고 했다.
김정훈은 기다려 준 국내팬과 변함없이 사랑을 주는 해외 팬들을 위해 올 연말 큰 결단을 내렸다. 한국과 중국, 일본, 가능하다면 홍콩과 대만 등지까지 최대한 많은 나라, 많은 도시에서 가깝게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아시아 투어가 그것이다. 이미 일본 센다이를 시작으로 지난 주 일본 나고야까지 투어를 성공리에 마쳤다.
“일본 5개 도시를 도는 투어를 돈 적은 있었는데 아시아 투어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 연말에서 내년 초까지 장기간 진행하려고 한다. 국내에 앨범을 낸 데 이어 일본과 중국에서도 다음달 새 앨범들이 나올 예정이라 나라마다 도시마다 조금씩이라도 다른 레퍼토리로 선보이고 싶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일본에선 일본어 노래가 90%, 한국은 한국 노래, 중국은 언어가 더 약해서 50% 정도 중국어 노래를 부른다. 오는 12월 8일에는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UN 활동 때 통틀어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도 선보인다. 요즘의 나는 정말 설레고 떨린다. 힘은 더 들겠지만 열심히 해서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김정훈.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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