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박시후가 첫 스크린 도전에 나선다. 연쇄살인범으로 분해 연기 변신까지 시도한다. 이 두 가지 사실만으로도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감독 정병길)는 올 하반기 놓치지 말아야할 영화라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내가 살인범이다'는 15년의 공소시효가 끝난 후 스타가 된 연쇄살인범과 그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의 대결을 그린 영화다. 이번 영화에서 박시후는 15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이두석 역을 맡았다.
이두석은 자서전 '내가 살인범이다'를 출간, 훈훈한 외모와 수려한 말솜씨로 스타가 된 인물. 박시후는 이두석 역을 통해 선과 악의 이중적 매력을 발산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박시후는 "영화를 봤는데 재밌기도 하고 몰입하게 되더라. 난 내용을 알고 봐서 내용을 모르는 분들과 비교해 느낌이 덜하긴 하지만 (모니터 시사회) 평점도 잘 나왔다고 한다. 조금 기대하고 있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고 내심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런 기대감은 박시후의 혹독한 스크린 신고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는 '내가 살인범이다'에서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이두석의 미묘한 표정과 감정 등을 연기해 냈고,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신까지 가감 없이 소화했다.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그의 모습은 또 다른 박시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내기까지 녹록한 것만은 아니었다. 지난 10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상대배우 정재영은 "박시후씨가 '영화 촬영장이 원래 이래요? 이렇게 힘들어요?'라고 물었다. 이렇게 안 힘들지만 '원래 힘들다'고 말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해 폭소케 한 바 있다.
이처럼 첫 영화촬영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룬 박시후에겐 '낚였다'라는 말이 잘 어울릴 듯 싶다. "많이 낚인 것 같다"는 말에 박시후는 "많이 낚였다"고 장난스럽게 화답했다.
실제 한겨울에 수영장신을 촬영하다 오들오들 떨기도 했고, 시속 60~70km로 질주하는 자동차 본네트 위에 매달려 촬영하는 등 강도 높은 액션신을 촬영했다. 때로는 차 위에서 와이어 없이 촬영에 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박시후에게 정재영은 자신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동네 형 같은 선배, 정병길 감독은 액션신을 잘 뽑아내 준 멋진 감독이었다.
그는 "드라마도 영화도 쉬운 작업은 아니다"라며 가장 힘들었던 신으로 수영장 촬영을 떠올렸다.
박시후는 "물속에 있는 수영장 신에서는 정말 포기하고 싶을 정도였다. 찬 물에서 10분 이상 있으면 몸이 언다. 그걸 열 몇 시간 동안 물 안에서 하다 보니 도저히 못 버티겠더라. 체력적으로도 바닥이 난 상태였다. 노출신이 좀 있어서 4일 전부터 물 한 모금씩 밖에 안마시고 2주 전부터 탄수화물 섭취를 하지 않았다. 체력적으로 안 좋은 상태에서 찬물에 다이빙을 하고 나니까 눈앞이 빙글빙글 돌았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한 후 지금까지 촬영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없었는데 정말 그 때는 도망가고 싶었다. 물에서 나온 후 몸을 다시 녹였다 또 들어갈 생각을 하니까 끔찍했다"고 진담반, 농담반을 곁들여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그런데 또 화면엔 잠깐 나왔다. 몸도 만들었는데 몸은 안 나오고 바스트만 나왔다. 그러다 몇 마디 했더니 풀 샷으로 넣어줬다"며 "봤는데 생각했던 것처럼 몸이 안 예쁘게 나온 것 같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수영장신 외 고난이도 액션신도 힘겨운 작업의 연속이었다. 그가 PD에게 '다른 배우들도 이렇게 촬영하나요?'라고 물어봤을 정도다. 이에 되돌아온 답은 '당연히 그렇게 한다'였고, 신인 영화배우의 자세로 촬영에 임한 박시후는 자신의 몸을 내던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첫 영화기도 하고, 이번 영화에 많이 애착이 갔다"는 박시후는 작품에 대한 욕심으로 똘똘 뭉친, 그 욕심이 보기 좋은 배우다.
박시후가 연쇄살인범으로 변신하며 첫 스크린 신고식을 치루는 영화 '나는 살인범이다'는 내달 8일 개봉 예정이다.
[배우 박시후.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