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충무로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신이 내린 숫자라는 10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한 해 동안 두 편이나 탄생한 것.
올해 천만의 영광을 안은 작품은 최동훈 감독의 영화 '도둑들'과 추창민 감독의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매력으로 관객을 공략하며 사이좋게 천만 클럽에 가입했다.
우선 '도둑들'은 오락영화인 팝콘무비임에도 배급사 기준 1302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아 주목받았다. 관객을 옭아매는 치밀한 스토리,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 놓는 신파 없이도 화려한 액션 만으로도 국민 4명 중 1명이 영화관을 찾게 만들었고, 전과 비교해 '관객들의 성향이 바뀌었다'는 분석을 이끌어냈다.
반면 '광해, 왕이 된 남자'는 팩션이라는 장르를 바탕으로 웃음, 드라마, 감동을 적절히 배합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입소문을 탄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개봉 2주차에 개봉 첫 주보다 더 많은 관객을 끌어 모으며 대박 조짐을 보였다.
출연배우의 차이도 눈길을 끈다. '도둑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 출동한 종합 선물세트나 다름없다. 김윤석, 김해숙, 이정재, 김혜수, 전지현, 오달수, 김수현에 중국배우 임달화와 증국상, 이신제 등 멀티캐스팅된 10인의 배우들이 제각각의 에피소드로 자신의 존재감을 빛냈다. 여기에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카메오 신하균까지, 톱스타들을 한 화면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안겼다.
하지만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이병헌이라는 배우를 주축으로 류승룡, 장광, 김인권, 한효주, 심은경 등이 뭉쳐 하나의 굵직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특히 이병헌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몸개그 등 코믹연기, 천민 하선과 왕 광해를 표현해내는 극과 극 연기, 하선이 왕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내면 연기 등을 선보여 호평 받았다. 그를 둘러싼 류승룡, 장광, 김인권, 한효주, 심은경 등도 긴장감과 감동 등을 불러일으키며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다른 두 영화지만 공통점도 있다. 바로 한국 영화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는 것. '도둑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는 한국영화 황금기라 불릴 정도로 한국영화 시장의 몸집이 커졌고, 내용과 질 모두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상황에서 웰메이드 영화가 흥행을 넘어 한국영화의 새 역사를 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영화 '도둑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 포스터.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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