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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가 개봉 6주차 주말(19~21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한다.
이번 1000만 관객 돌파 소식은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한 해 동안 2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했다는 점과 더불어 가을철 비수기에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 2003년 12월 24일 개봉한 '실미도', 2004년 2월 5일 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 2005년 12월 29일 개봉한 '왕의 남자', 2006년 7월 27일 개봉한 '괴물', 2009년 7월 22일 개봉한 '해운대', 2012년 7월 25일 개봉한 '도둑들' 등 총 7편의 한국영화가 1000만 관객 돌파의 영광을 안았다.
그동안 '천만 영화'는 여름휴가 시즌인 7월 말과 8월 초 사이, 크리스마스, 연말, 신정과 구정 연휴 등 이른바 극장가 성수기를 전후해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반면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대략 300만명 정도가 극장을 찾는다고 예상되는 추석 연휴가 끼어 있긴 하지만, 극장가 비수기로 불리는 가을에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광해, 왕이 된 남자'가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었던 데는 우연과 필연의 힘이 공존했다.
해외에 체류 중이었던 이병헌을 캐스팅하기 위해 추창민 감독이 직접 비행기를 타고 날아갔을 만큼 캐스팅에 공을 들인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전략이 적중했다. 이병헌의 첫 사극 도전과 1인 2역은 개봉 전부터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였다.
'광해, 왕이 된 남자'와 정면승부를 피하려 한 배급사들의 눈치작전도 1000만 관객 돌파를 도왔다. 추석 연휴를 노리고 개봉하는 영화가 '간첩'(9월 20일 개봉) 정도였고 '점쟁이들'은 추석 연휴가 끝난 후(10월 3일) 극장에 걸렸다. 그나마 지난 2008년 개봉해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테이큰1'의 후속편 '테이큰2'가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27일 개봉하긴 했지만 올해 한국영화 상승세를 꺾기는 역부족이었다.
개봉 후에는 관객들의 입소문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한국 관객들이 사랑하는 웃음과 드라마, 감동 스토리로 중무장한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관객들의 호평에 힘입어 개봉 2주차에 개봉 첫 주보다 관객이 증가하는 이례적 현상을 빚어냈다.
무엇보다 대선을 앞둔 시점, 관객들에게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선보였다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왕의 대역으로 분한 천민 하선이 진심으로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는 모습은 대선이라는 정치적 이슈와 맞물려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스틸컷.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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