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2번타자와 6번타자에 대한 고민을 했죠.”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24일 대구구장에서 만난 류중일 감독은 겉으론 평온했다. 하지만,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류 감독은 “처음부터 투수를 12명으로 하려고 했다”라면서도 야수 14명의 활용방안, 즉 타순 배치와 대타 활용에 대해선 여전히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류 감독은 이날 배영섭-정형식-이승엽-박석민-최형우-박한이-조동찬-이지영-정형식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이지영의 선발 출장은 선발투수가 윤성환인 게 고려됐다. 하지만, 2번 정형식, 6번 박한이는 류 감독의 고심의 흔적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류 감독은 “한이가 2번을 치면 6번을 칠 선수가 없다”라고 했다.
류 감독이 6번 타자를 찾는데 애를 먹었음을 알 수 있다. 평소 2번타순에 자주 들어섰던 박한이를 6번으로 배치한 것도 큰 경기 경험이 많고 팀 베팅에 타점을 올려줄 능력을 겸비한 것을 믿기 때문인 듯하다. 대신 좌타자 정형식은 발이 빠르다. 큰 경기 경험이 적지만, 류 감독은 정형식을 과감하게 2번 전진 배치했다. 더구나 이날 SK 선발은 우완 윤희상이다.
류 감독은 선발투수가 좌투수라면 라인업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럴 경우 박한이가 2번으로 나가고 6번은 강봉규가 쳐야 한다”라고 했다. 우타자이자 경험이 많은 강봉규를 좌투수 선발시 적절히 활용하겠다는 계산을 내놓았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강봉규는 경기 중반 대타로 출전할 수 있다. 진갑용도 마찬가지다.
투수진 관리도 계산이 섰다. 심창민이 기대가 된다면서도 “정인욱을 어떻게 할 것인지 투수코치와 함께 마지막까지 고민을 했다. 결국 빼기로 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추격조 혹은 전천후 롱맨으로 활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류 감독은 그 역할을 정인욱이 아닌 김희걸에게 맡겼다. 류 감독은 “김희걸은 2~3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까지 선수 활용을 두고 고민을 하는 건 역시 SK가 그만큼 위협적인 상대라는 걸 인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류 감독은 “SK가 지난해에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느라 체력 소모가 많았다. 올해는 플레이오프만 치렀기 때문에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시리즈가 오래갈 것 같다. 선발투수들도 정상적인 로테이션 속에서 등판하기 때문에 만만하지가 않다”라고 경계심을 발동했다. 류 감독의 타순해법과 SK에 대한 경계심이 1차전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대구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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