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연습할 땐 타격감이 최악이었다.”
이승엽이 또 한번 이름값을 해냈다.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서 1회 윤희상의 포크볼이 약간 높게 구사되는 걸 놓치지 않고 밀어쳐서 좌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그 홈런 한방으로 삼성은 단기전서 가장 중요하다는 1차전을 잡아냈다. 역시 슈퍼스타였다.
이승엽은 홈런 상황에 대해 “살짝 빗겨 맞았는데 맞는 순간 넘어갈 줄 알았다”라고 했다. 이어 “오늘은 중요한 게임이었다. 일단 1차전을 잡아야 우승활 확률이 높아진다. 선취점이 중요했다. 2점홈런을 쳐서 기쁘다 윤성환이 잘 막아줬다. 3점만 내달라고 했는데 잘 됐는지 모르겠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윤희상의 구위를 두고서는 “직구, 포크볼의 코너워크가 좋다. 1회 홈런 당시엔 직구를 생각했는데 포크볼이 높게 들어왔다. 원래 좋았던 타격 감각이면 파울이 됐을텐데 오히려 약간 타이밍이 늦어서 잘 맞았다”라고 기자들을 웃겼다.
이승엽은 이날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13홈런으로 최다 공동 1위에 올랐다. 또한, 2002년 11월 10일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서 6-9로 뒤지던 1사 1,2루 상황에서 이상훈을 상대로 쳐낸 극적인 동점 스리런포 이후 3636일만의 한국시리즈 연타석 홈런이었다. 이는 KBO 통산 6번째였다.
그는 “연타석 홈런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이어 “아직 깜짝 놀랄만한 플레이를 아직 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2루에 있을 때 후속타자 안타에 홈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내가 달리기를 잘하거나 번트를 잘하거나 다이빙캐치 잘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중요한 경기서는 과감한 플레이를 해서 상대방의 흐름을 꺾고 우리팀의 사기를 올릴 수 있는 플레이 하고 싶다. 찬스를 살리고 싶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10년전을 회상했다. 냉철하게 비교도 했다. “10년 전보다 분명히 힘, 실력은 떨어졌고 세월이 말해준다. 이젠 베테랑이 됐는데 젊은 선수들보다 몇 백게임을 더 했다. 야구를 보는 흐름과 눈은 분명히 10년전보단 좋아졌다”라고 진지하게 답했다.
이어 “항상 자신감은 갖고 있다. 여기서 말씀 드릴 수 없지만 10년 전보다 스윙 폭은 작아졌다. 타석에 들어갈 때마다 장타 친다는 생각 안 한다”라고 했다. 또한, “홈런을 친 뒤 오히려 투수가 날 피했는데,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제가 해결할 확률이 옛날처럼 그렇게 높지 않다. 출루를 많이 하면 찬스가 온다 볼넷을 골라서 루상에 나가는 게 득점력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끝으로 비하인드 스토리 하나를 공개했다. 이승엽은 “청백전 땐 타격감이 안 좋았다. 막판 5경기 쉬면서 너무 쉰 것 같다. 체력은 돌아왔고 힘은 있는데 공이 안 맞더라 감독님도 걱정했을 것이다., 언론에는 괜찮다고 했지만 걱정을 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타격감이 안 좋아도 공은 잘 보였다. 경기를 하면서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첫 타석에서 생각지도 않은 홈런이 나와서 내일부터 더 좋아질 것 같다”라고 했다.
이승엽의 활약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궁금하다.
[이승엽. 사진 = 대구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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