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의 흥행에 대해 얘기할 때 표면적인 기준이 되는 건 관객수다. '성공한 영화 = 관객이 많이 본 영화'라는 공식이 일반적이다.
이때 회원으로 가입된 전국영화관의 입장권 발권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 및 집계하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기준으로 하는 게 보통이다. 때로는 통합전산망에 가입이 돼 있지 않은 극장을 포함시킨 배급사 기준의 통계가 적용되기도 한다.
둘 중 뭐가 됐든 간에 영진위 기준, 배급사 기준의 관객수는 영화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지 보여주는 척도가 되며 관객들에게는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
하지만 여기에 미묘한 꼼수가 존재한다. 직접 자신의 지갑을 열어 티켓을 구입하지 않은 관객들의 표 역시 집계된다는 점.
거의 모든 영화는 개봉 전 입소문을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를 진행한다. 여기에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관객에게 무료 관람의 혜택을 주기도 하고, 특정 영화의 예매권을 증정해 관객이 그 영화를 보게끔 만들기도 한다.
이런 비용은 관객이 아닌 영화 측이나 제휴사의 지갑에서 나온다. 물론 이런 식으로 집계된 스코어가 영화 흥행을 판가름 지을 정도는 아니다. 전체 스코어를 두고 볼 때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마케팅 전쟁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영화계에서 통상적으로 마케팅 프로모션일환으로 진행되지만 전체 스코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예매권이나 시사회로 스코어를 올려봤자 티도 나지 않는 모래알 같은 것이다. 이걸 한다고 해서 흥행에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문제가 되는 건 영화 흥행의 기준이 되는 관객수에 왜 '관객이 직접 사지 않은 티켓이 집계 되는가', '현재 집계되고 있는 스코어가 100% 관객이 택한 결과인가'다. 그리고 '마케팅비로 구입된 표가 왜 그 영화의 스코어를 높이는 데 이용되고 있는가'다.
관계자의 말처럼 관객이 사지 않은 티켓은 전체 스코어에서 미미한 정도다. 영화의 흥행 순위를 좌지우지 하지도 못한다. 영화의 흥행을 말해주는 관객수는 직접 그 영화를 선택한 관객들의 수만 집계돼야 하는 게 맞다. 집계에서 제외돼도 별 상관이 없을 이 티켓이 왜 전체 스코어를 높이고 있는지 짚어봐야 할 때다.
[사진 =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홈페이지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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