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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한지민이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한 은근한 기대감을 고백했다.
한지민은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더 트래블러 11월호를 통해 SBS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종영 후 근황과 미국 오리건 주 베이커시티에서 촬영한 화보를 공개했다.
베이커시티는 오리건 주 동쪽에서도 가장 외진 곳으로 서부 개척시대 카우보이의 모습 등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도시다. 한지민과 화보 촬영 스태프들은 현지에 도착한 후, 19세기 초 미국인들이 금과 땅을 찾아가기 위해 달렸던 오리건 트레일의 한 코스를 왜건 대신 미니밴을 타고 5시간 동안 달렸다. 베이커시티의 황야와 도로, 농장, 개척자들이 사용했던 왜건 등에서 이루어진 화보 촬영의 콘셉트는 '와일드 웨스트 로드 무비'로 히치하이킹으로 올드 클래식 카를 얻어 타고 오리건 트레일을 따라간다는 모습으로 진행됐다. 즉석에서 길을 지나가던 카우보이 가족을 섭외해 함께 촬영을 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 방영됐던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는 한지민에게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한지민은 더 트래블러와의 인터뷰서 "아무리 힘든 작품이었더라도 나에게 의미가 없는 작품은 없다. '옥탑방 왕세자'는 현대극, 사극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 등 각종 장르를 넘나들었던 종합선물세트 같은 드라마였다. 찍을 당시에는 시간에 쫓겨서 여유가 없었지만 한 작품 안에서 이렇게 여러 장르를 연기하는 기회는 흔치 않다. 한 작품 안에서 여러 가지 연기에 도전해 볼 수 있어서 즐거웠고, 다양한 연령층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많이 사랑 받았던 작품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옥탑방 왕세자'는 특히 일본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어 11월 18일 일본 현지에서 단독 팬 미팅을 가질 계획이다.
한지민은 대중들에게 차분하고 청순한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지만 실제 성격은 '옥탑방 왕세자'의 박하처럼 밝고 명랑하다. 지난 8월에는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출연해 털털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한지민은 "어릴 때 같았으면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생각도 못했을 거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기왕 하는 것 즐겁게 하자고 마음먹었다. 정말 이기고 싶은 마음으로 하니까 나도 모르게 발길질이 나왔다. 게다가 극한의 상황에 몰리니까 카메라는 전혀 의식 안 되고 저절로 열심히 하게 되더라"며 소감을 밝혔다.
극 중에서 소지섭, 강지환, 에릭, 엄태웅, 박유천 등 쟁쟁한 남자 배우들과 환상의 호흡을 맞춰 뭇 여성들의 부러움 섞인 질투를 사기도 했던 한지민은 상대 남자 배역과 잘 어울렸던 이유는 자신이 아담한 사이즈이기 때문이라는 엉뚱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이유를 말했다. 덧붙여 "과거에는 내가 준비한대로만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연기를 하면서 상대 배우의 말을 듣고 연기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혼자만의 감정이 폭발하면 연기력으로는 어필할 수 있겠지만 드라마 전체가 살기 위해서는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며 전체 드라마 안에서의 조화를 강조했다.
점점 성숙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한지민은 "서른이 넘고 나니 연기도 훨씬 좋아진 것 같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느낀 수많은 감정들을 연기를 통해서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으니까. 나이 먹는 건 두렵지 않다. 그런데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나를 놓쳐버리게 될 거다. 그래도 나이가 들면 선배들처럼 훌륭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다. 작품 속 캐릭터가 진화하는 것처럼 한지민의 삶도 잘 꾸려가고 싶다. 배우 한지민뿐 아니라 자연인 한지민으로서의 삶도 즐기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국제 기아 질병 문맹 퇴치 기구인 JTS의 홍보대사로 활동한 한지민은 궁극적인 롤모델로 오드리 헵번을 꼽았다. "오드리 헵번이 미친 영향력에 대해서 많이 생각한다. 그녀처럼 폭넓게는 아니어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 뭔가를 크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꾸준히 하는 것이다. 혼자 하면 작은 일이지만 마음 맞는 사람들과 같이 하면서 배우는 게 많다"는 한지민은 사회 봉사활동에 관한 소신을 밝혔다.
[배우 한지민. 사진 = 더 트래블러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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