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가을비, 어김없이 등장하는 포스트시즌 변수다.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 2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다. 삼성이 막강한 투타 힘을 바탕으로 1~2차전을 휩쓴 상황에서 열리는 3차전. 그런데 날씨가 심상찮다. 이날 인천에는 하루 종일 비가 예보돼 있다. 정오 이후에는 강수확률이 80%이고, 양도 많은 곳은 60mm 정도 내린다고 한다. 경기가 시작되는 2시에는 비가 한창 세차게 내릴 확률이 높다.
역대 포스트시즌 우천 취소는 총 12차례 있었다. 가장 최근의 기록은 지난해 10월 22일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5차전이었다. 다음날 열린 경기서 SK가 승리를 거둬 한국시리즈에 올라갔다. 일단 경기가 시작된 가운데 노게임 처리된 사례도 2경기다. 가장 최근엔 2009년 10월 13일 SK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5차전이었다.
사실 현재 삼성과 SK는 분명한 전력 차이가 있다. 이날 3차전의 취소 여부가 한국시리즈 대세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일단 빗속에서 경기가 시작된다면 변수는 분명 커진다. 포스트시즌은 큰 경기이고 공중파 중계에 취재인원도 많으며, 관중도 많다. 경기감독관이 섣불리 취소하기가 어렵다. 빗줄기가 가늘어질 경우 경기 강행 가능성도 없는 건 아니다.
지난 22일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5차전이 열린 문학구장에서도 오후 2~3시까지 세차게 비가 내렸다. 당시 문학구장은 방수포로 덮여있었는데, 비가 그친 뒤 빠르게 물기가 빠져나갔으나 천연잔디가 다른 날과는 달리 상당히 촉촉했다. 가뜩이나 그라운드가 푹신한 가운데 비를 머금을 경우 타구속도가 더욱 줄어들어 수비하는 데 변수가 생긴다. 코스가 좋아 외야로 빠져나가는 타구는 수비수에게 걸려들 수 있고, 수비수들도 바운드 측정 오류를 범해 평범한 타구를 처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수비 변수가 생기면 자연히 마운드의 투수에게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투수가 비가 오는 가운데 집중을 하지 못할 경우 타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 투수는 손에 비를 맞아서 그립을 잡는 데 애를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타자가 반드시 유리한 건 아니다. 타자 역시 비가 많이 내리면 집중력이 떨어져서 선구안이 흔들릴 수 있다. 또한, 이럴 경우 선취점의 중요성이 더더욱 커진다. 강우콜드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빗속에서 한국시리즈 3차전이 강행된다면 삼성과 SK의 조직적인 상황 대처능력이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한 마디로 임기응변에 대처를 잘 하는 팀이 승부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 벤치의 대응과 배터리의 볼배합 변화, 타자들과 수비수들의 움직임 등이 볼거리다. 물론 선수들 입장에선 정규시즌이든 한국시리즈든 비 맞고 경기를 하는 건 무조건 ‘노 땡큐’다.
[비를 머금은 문학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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