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잘 나가는 전자랜드엔 포웰과 문태종 콤비가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전자랜드가 파죽의 5연승,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27일 인천에서 열린 원주 동부전서도 경기 전반 뒤지다 후반 대역전극에 성공하며 6승 1패가 됐다. 요즘 전자랜드는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가 않다. 시즌 초반엔 중위권 전력으로 평가를 받았으나 막상 시즌 뚜껑을 열어보니 10개 구단 중에서 선수들간의 호흡, 조직력이 최고 수준이다.
특히 리카르도 포웰과 문태종 콤비의 수훈을 빼놓을 수 없다. 포웰은 이날 16점 14리바운드 4어시스트, 문태종은 이날 21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KBL 최고의 콤비로 거듭나는 분위기다.
문태종이 폭발적인 외곽슛이 장기라는 건 누구나 잘 아는 사실. 하지만 승부처에 더 강하다. 이날도 4쿼터 막판 접전 상황에서 연이어 클러치 슛을 꽂아 넣었다. 비결이 있다. 문태종은 “접전 상황에서 동료들이 나를 찾아주고, 부담이 되는 상황에선 집중력이 생긴다. 농구를 하는 동안 그런 역할을 했다. 즐기려고 한다”라고 했다.
슈터는 본능적으로 슛을 던지기 전에 림을 한번 겨냥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문태종은 워낙 슛 타점이 빨라서 그런 과정이 없다. 때문에 수비수가 더욱 문태종을 막기가 어렵다. 이에 대해 그는 “연습을 할 때 그렇게 해왔다. 림이 어디있는지 찾기보다 내가 있는 곳이 코트 어느 지점인지 알기 때문에 슛을 하러 정점에 올라간 다음에 충분히 림을 볼 시간이 있다”라고 했다. 수많은 연습, 타고난 감각이 어울린 결과다.
포웰은 골밑 돌파와 속공 마무리 등이 돋보인다. 문태종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 문태종은 “포웰이 공을 잘 빼준다”라고 했다. 이어 “농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선수들과 많이 경기를 해봤다. 포웰도 장점이 많은 선수다. 그 선수의 장점을 살려주려고 하고 있다”라고 했다.
포웰은 3년 만에 전자랜드에 돌아와서 많은 걸 느끼고 있다. “지난번 팀에 비해 슈터도 많고 열심히 한다. 팬들에게 잘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있는 팀, 그리고 더 열심히 하는 팀인 것 같다”라고 웃은 그는 “팬을 놀라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은 했다. 하지만, 1위는 예상은 못했고 이 위치까지 왔으니까 1위를 계속 지키겠다”라고 했다.
유도훈 감독도 “해결사가 있으니까 확실히 편하긴 편하다”라고 했지만, 작금의 전자랜드가 잘 나가는 이유는 꼭 두 사람의 존재 때문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수비 조직력이 전반전엔 좋았다가 후반에 살아났다. 도망가야 할 때 차바위와 이현민이 잘 해줬다. 1번과 4번이 공수에서 잘 해주면 좋은 경기를 하지 않나 싶다”라고 했다.
전자랜드는 여전히 높이에서 강점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날 전자랜드는 후반 들어 상대 실책을 유발하는 공격적인 수비로 동부의 숨통을 끊어놓았고, 속공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유 감독은 “여전히 동부의 수비는 무섭다. 우린 여전히 높이에서 단점이 있다. 선수들이 더 맞춰가야 한다. 최윤호에게 3점슛 6개를 준 것도 수비 로테이션이 잘 안 됐다”라고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이밖에 전자랜드는 이날 소금 같은 활약을 한 신인 차바위, 슛과 리딩이 좋은 정병국, 베테랑 강혁 등 풍부한 가드와 포워드진이 유기적인 플레이가 잘 이뤄지고 있다. 수비 조직력도 유 감독의 자체 평가로는 2% 부족하지만, 지난해보다 나은 모습. 베테랑들의 출전 시간 관리와 부상 관리만 한다면 전자랜드의 상승세는 쉽게 끝날 것 같진 않다.
[승리를 자축하는 전자랜드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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