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입장이 이렇게 바뀔 수도 있을까.
삼성이 지난 24, 25일 대구구장에서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모두 승리할 때만 해도 무난히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시 SK는 1차전에서 선발투수 윤희상이 8이닝 3실점으로 완투를 펼치고 2차전에서는 3회말 최형우에게 만루포를 맞아 총력전을 펼칠 기회 조차 잡지 못했다. 그만큼 삼성이 투타 모두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인 것이다.
따라서 셋업맨 박희수와 마무리투수 정우람으로 이뤄진 'SK 필승조'는 뜻하지 않게 휴식을 취해야 했다.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국시리즈 3차전은 우천 순연돼 이들의 휴식은 하루 더 늘었다. 5일 동안 '개점휴업'을 한 이들은 28일 한국시리즈 3차전이 되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때부터 SK가 거센 반격을 시작하면서 입장이 바뀌게 됐다. 6회말 상대 실책에 편승해 8-7로 역전한 SK는 김강민의 좌월 3점포로 11-7로 앞서면서 박희수와 정우람을 차례로 투입시켜 경기를 매조지했다. 29일에 펼쳐진 4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4회말 박재상과 최정의 연속 타자 홈런 등 3점을 뽑은 SK는 이번에도 박희수와 정우람이 나란히 등장하면서 끝내 승리를 가져갔다.
3,4차전이 1,2차전과는 반대 양상으로 전개됨에 따라 삼성도 '구원왕' 오승환을 가동시키지 못하고 있다. 오승환은 이번 한국시리즈 등판은 지난 1차전이 유일하다.
아직까지는 지난 해 한국시리즈에서 비중 높은 역할을 한 것과 대조적이다. 오승환은 지난 해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모두 세이브를 거둔 뒤 최종전이 된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헹가레 투수'가 되었다. 3세이브를 수확하는 맹활약을 펼친 것이다.
오승환이 등판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삼성이 이기는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 삼성은 5차전마저 내주면 수세에 몰리는 만큼 세이브 상황이 아니더라도 오승환을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5일 휴식을 취한 오승환이 더 강력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앞으로 그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등판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시리즈의 향방을 가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지난 27일 한국시리즈 3차전이 우천 취소된 뒤 오승환이 짐을 챙기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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