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약속을 지키지 못하자 미련없이 떠났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30일 "양승호 감독이 사퇴했다. 24일 대표이사면담에서 사의를 표명했고 30일 구단에서 최종결정했다"라고 밝혔다. 플레이오프 종료 직후 불거졌던 사퇴 논란이 결국 현실화된 것이다.
이로써 양승호 감독은 2011시즌부터 두 시즌간 롯데를 이끌며 정규시즌 2위 한 차례, 4위 한 차례 성적표를 남기고 롯데 유니폼을 벗게 됐다.
롯데는 2010시즌 종료 이후 계약이 만료된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대신 선택한 인물이 다름 아닌 양승호 감독이다. 롯데 감독 자리를 놓고 여러가지 말이 나왔지만 선택은 거물급 인사가 아니었다. LG 감독대행이 프로 사령탑 경력의 전부였던 양승호 감독이었다. 롯데 감독 이전까지 양승호 감독은 오랜기간 고려대 감독을 수행했다.
롯데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성공시킨 로이스터 감독과 계약하지 않았다. 이는 단기전에 약하다는 이미지 때문이었다. 롯데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정규시즌과 같은 경기운용을 펼친 로이스터 감독에 만족하지 못했다. 결국 롯데가 원한 것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우승이었다. 롯데는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양승호 감독 역시 계약 당시 우승에 대해 언급했다. 롯데 관계자는 "양승호 감독님이 구단과의 계약 당시 2년 안에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겠다고 구단과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시즌 중에도 "우승하지 못하면 물러날 것"이라고 몇 차례 농담식으로 말했다. 이는 결국 농담이 아닌 구단, 그리고 자신과의 약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구단에 의하면 양승호 감독은 9월말 6연패를 당한 이후 단장에게 사의를 표했다. 하지만 구단에서 이를 반려했고 2승 3패로 SK에게 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뒤 단장과 사장 면담에서 다시 한 번 사의를 표명했다.
결국 양승호 감독은 2년간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 롯데 사상 첫 단일시즌 정규시즌 2위 등 굵직한 족적을 남겼지만 결국 마지막 숙원을 이루지 못하며 롯데 유니폼을 벗게 됐다.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 호쾌한 모습으로 대했던 양승호 감독은 물러날 때도 미련없이 정든 사령탑 자리를 내려 놓았다.
[전 롯데 양승호 감독.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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